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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에 한국 채권 움찔

중앙일보 2014.02.25 00:08 경제 8면 지면보기
우크라이나 소요 사태가 국내 채권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채를 편입하고 있는 신흥국 중심의 글로벌 채권 펀드에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면 우량 채권인 한국 채권을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흥국 펀드 대규모 환매 땐
한국 우량채권 팔 가능성 커

 글로벌 채권 펀드들은 러시아의 재정 지원 계획을 근거로 우크라이나 국채 투자를 진행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템플턴의 경우 약 64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체 외화 표시 국채(165억 달러)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템플턴이 신흥국 채권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얻는 전략을 쓰다 보니 우크라이나 국채 보유량이 많은 것이다. 신흥국 채권에 집중 투자하다 보니 템플턴은 한국에서도 큰손이다. 지난 21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규모는 93조8000억원인데, 템플턴 주요 채권펀드 3개의 투자금이 약 24조6000억원(229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면 다른 신흥국과 달리 통화(원화) 강세를 보이고 유동성도 풍부해 매매가 쉬운 한국 채권을 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소요 사태는 야당의 정권 장악으로 일단락됐지만 경제적으론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우크라이나 국가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 직전 수준인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가 제공하기로 했던 차관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우크라이나 국채 편입 비중이 높은 채권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환매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템플턴 채권 펀드가 보유한 한국 투자금의 75%가 통화안정(통안)증권이라는 것이다. 템플턴 채권 펀드가 국내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국채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뜻이다. 중장기적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템플턴 채권 펀드의 주요 투자국은 한국과 말레이시아·아일랜드·폴란드·멕시코 등인데, 이 중 한국보다 신용등급(안정성)이 높으면서 금리가 높은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들로선 한국 채권 금리가 낮아졌어도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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