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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싸움 있었지만 귀화 결정적 이유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4.02.23 01:19
8년 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3관왕에 오른 빅토르 안이 환호하고 있다. [소치=뉴시스]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이 회견장으로 들어서자 30여 명의 러시아 기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메달리스트에게 “축하한다”고 덕담하는 경우는 있어도 요란하게 박수를 치는 건 이례적이다.


빅토르 안, 금 추가 … 겨울올림픽 사상 두번째 3관왕

그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 거푸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500m·1000m·5000m 계주)와 동메달 1개(1500m)를 따냈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러시아 팬들은 흥분했다. “빅토르”와 “러시아”를 번갈아 외치며 발을 쿵쿵 굴렀다.



그는 자신의 러시아 귀화 과정을 놓고 쏟아진 말들에 대해 설명했다. 맘에 담아 뒀던 얘기를 털어내는 분위기였다. 화제가 된 애인 우나리(30)씨와는 이미 부부관계임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러시아가 ‘금메달(빅토르 안)을 돈을 주고 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내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누구는 나를 좋아하겠지만 다 그렇진 않을 것이다. 그런 말 또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난 여기서 목표한 것을 이뤘고, 팀원들과 함께 메달을 따냈다. 그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



-한국 남자 후배들은 노메달에 그쳤다.

“내 성적과 한국 선수들의 성적을 비교하는 기사가 나가서 나도 힘들었다. 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올림픽을 위해 4년간 준비한 이들이다. 지금까지 인터뷰를 하지 않고 말을 아낀 이유는 내가 하지 않은 말이 언론을 통해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에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기에 미뤄왔다.”



-러시아 귀화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한국에서) 파벌 싸움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귀화의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 러시아에 올 때부터 귀화에 대한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다. 여러 훈련 여건이 잘 받쳐줬고, 나를 믿어줬기 때문이다. 지금 내 옆에 계신 회장님(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이 큰 결정을 내려줬다. (2011년 12월 귀화 후) 처음 1~2년은 힘들었다. 새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빨리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려는) 내 조급함 때문이기도 했다.”



빅토르 안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수차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한빙상경기연맹 고위 임원인 전모씨가 그의 눈 밖에 난 현수에게 불이익을 줬다. (2008년 큰 부상을 입은) 현수가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빅토르 안은 2010 밴쿠버 올림픽 한국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이후 입단한 성남시청팀이 해체되면서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다.



-한국은 훈련 환경과 믿음을 못줬나.

“아버지가 저를 아끼는 마음에 인터뷰를 그렇게 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재활치료를 마치고 밴쿠버 대표 선발전에 나설 때까지 시간이 한 달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날 위해 특혜를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성남시청팀 해체 후 운동할 곳이 없었다. 다른 선수들로 인원이 꽉 찬 상태였고, 날 원하는 팀도 없었다. 난 내가 좋아하는 쇼트트랙을 하고 싶었다. 러시아로 온 것은 나를 위한 결정이었다.”



-여자친구 우씨와 결혼 계획은.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 이미 한국에서 혼인신고까지 한 부부관계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내 결정(귀화)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더 노력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향후 계획은.

“선수 생활을 더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운동을 당장 그만둘 생각은 없다.”



소치=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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