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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i] 쿨한 연아, 우리를 위로하다

중앙일보 2014.02.22 01:06 종합 1면 지면보기
피겨 은메달 김연아는 소트니코바에게 진 게 아니라 러시아에 졌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21일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후 태극기를 몸에 휘감고 세리머니를 했다. [소치 신화=뉴시스]


김연아(24)는 웃었다. 위로 받을 사람이 위로하고 떠났다. 마지막 연기를 끝낸 뒤에도, 다 잡은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뀌었을 때도 웃었다.

판정 논란? 미련 없어요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 간 것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김연아는 21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채점에 대해 아무 미련이 없어요. 마지막 은퇴 무대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에서 단 한 번도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금메달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차지했다. 많은 피겨 전문가들과 외신은 러시아 홈 텃세 때문에 김연아가 금메달을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분노하고 있다. “김연아의 유일한 약점은 한국 국적”이라는 한탄도 나왔다. 150만 명이 넘는 피겨 팬들은 채점 정정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분노 말고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김연아는 활짝 웃었다. “전 정말 괜찮아요. 스스로 만족했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합니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이 갔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짐을 다 내려놨다는 자체만으로 행복합니다. ”



 김연아는 무대 뒤에선 잠시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는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때로는 은메달이 금메달보다 더 감동적이다. 여왕의 마지막 선물이다.



소치=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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