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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i] 17세 '연아 키즈' 둘 … "떨렸지만 좋은 경험"

중앙일보 2014.02.21 00:25 종합 25면 지면보기
김해진(위)과 박소연은 김연아를 이을 한국 여자 피겨의 유망주다.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셸부르의 우산’을 배경으로 연기한 김해진은 18위, ‘더 스완’이라는 곡에 맞춘 박소연은 23위를 차지했다. [소치=뉴시스]
그들은 이름보다 ‘연아 키즈(Yuna Kids)’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활약을 보며 매료돼 피겨 스케이팅에 입문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싱글 2연패에 도전한 김연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져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았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해 자신들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선물한 ‘여왕 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훈련에 매진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왕관을 내려놓을 김연아를 대신해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피겨를 이끌 두 기둥,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에겐 작은 시행착오조차도 좋은 경험이 됐다.


김해진·박소연 첫 올림픽 무대
프리 출전 꿈 이뤄 무난한 데뷔

 20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끝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은 박소연과 김해진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두 선수는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침착한 연기를 펼쳐 주목받았다. 쇼트 곡으로 지정한 ‘더 스완’에 맞춰 하얀 드레스를 입고 한 마리 백조로 변신한 박소연은 기술점수 25.35점, 예술점수 23.79점을 받아 합계 49.14점으로 23위에 올랐다. 뒤이어 파란 드레스를 입고 ‘셸부르의 우산’ 선율에 맞춰 연기한 김해진은 기술점수 29.23점, 예술점수 25.14점, 총 54.37점으로 18위에 랭크됐다. 자신들의 시즌 최고 점수(박소연 55.91점, 김해진 57.48점)에는 못 미쳤지만, 부담 많은 올림픽 데뷔전을 무난히 마쳤다. 두 선수 모두 24명이 참가하는 프리 스케이팅에 출전해 기량과 경험을 쌓았다.



 완벽하진 않았다. 긴장감 탓인지 경기 초반에 실수를 저질렀다. 박소연은 첫 과제인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한 차례만 시도해 0.30점이 깎였다. 김해진 또한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불안정한 착지로 1.80점을 감점당했다. 다행히 회복이 빨랐다. 박소연은 실수 직후 다음 과제인 트리플 러츠 뒤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2연속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김해진 또한 이후 시도한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을 실수 없이 처리했다.



 연기 후 두 선수는 만족해했다. 당초 목표로 정한 프리 스케이팅 출전의 꿈을 이룬 데다 올림픽 무대를 직접 체험하며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박소연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면서 “올림픽에서 깔끔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더 차분하게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말했다. 김해진은 “긴장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웠다”면서 “다음번엔 경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대표적인 천재형 스케이터다. 16세이던 2006년에 이미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1위를 기록했고, 도쿄세계선수권에서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71.95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박소연과 김해진은 김연아만큼 성장 속도가 빠른 건 아니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4년 뒤인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정점에 오른다는 목표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김연아 또한 자신의 대를 이을 두 후배에게 “부상을 조심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끌어올리면 된다”고 격려했다.



 4년 전 2010 밴쿠버 올림픽 때는 곽민정(20)이 김연아와 함께 출전했다. 당시 곽민정은 쇼트 프로그램 53.16, 프리 스케이팅 102.37로 총점 155.53점으로 13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겨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뒤 허리·발목 부상 때문에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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