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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정년 60세,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한 이유

중앙일보 2014.02.21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에서 정년을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우리 사회는 2016년부터 정년 60세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정년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정년 60세 법안은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4~5년 정도 이른 시점에서의 조기 입법화, 그리고 과도한 추가 인건비 총액 증가로 인한 기업 경영과 국가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입법화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인 근로자의 생애 총임금 증가액수와 기업의 추가 발생 인건비용이 구체적으로 계산된 적은 없다.



 정년 60세 법안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입법화 과정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법안 조문에도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60세로의 정년연장은 법적으로 의무화된 반면,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강제규정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우려된다.



 우리보다 앞서 1998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를 실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70년 초반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 협력을 통해 꾸준히 추진해 왔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호봉제 자동승급분 폐지’와 ‘기업 성과에 연동된 임금의 베이스업(base-up)’ 등에 노사가 합의했다. 일본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는 선(先) 법안 실행, 후(後)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노동계의 협력은 더 절실하다.



 정년 55세 기업이 정년 60세 법안 실행으로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현재 인건비 대비 25%(자동연공승급률 매년 2.5% 반영 시 37.5%)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3% 전후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할 때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액수임에 틀림없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일본조차도 이러한 인건비 부담 완화를 위해 80년대 대기업을 필두로 55세 임금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방법을 사용했듯이 우리 역시 연령에 따른 일시적 임금조정, 즉 임금피크제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할 것이다.



 정년 60세 시대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임금피크제는 물론 장기적으로 임금체계 개선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야기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년연장을 위한 불가피한 정책임을 노사가 공감하고 신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인 임금체계 개편으로 기업경쟁력 약화를 예방하며, 나아가 정년 60세 안착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감소된 근로자 임금을 장기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사 합의를 원만히 유도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생애 총임금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기업의 지속적 성장 및 경쟁력 제고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모델 개발”에 노사 공동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기업은 근로자의 고용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에 협력으로 화답하길 기대해 본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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