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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의 빅데이터, 세상을 읽다]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

중앙일보 2014.02.18 00:01 종합 32면 지면보기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5억5000만 건의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 보았을 때, 꾸준하게 관심이 유지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취업’입니다. 2008년 이후 약 4%가 증가했군요.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직업’에 대한 관심은 24%가 줄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따져 직업을 선택하기보다 당장 직업을 구하는 일, 즉 취업에 더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엔 앞으로 20년 내에 없어질 직업의 리스트가 화제입니다. 여기에는 소매상이나 부동산 중개인은 물론 전문 작가나 회계사, 비행기 조종사를 비롯하여 경제학자에 이르기까지, 지적 노동이나 전문성을 요구하던 직종까지 망라되어 있습니다.



 총 47%의 직업이 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옥스퍼드대 사이먼 스트링거 교수의 이야기는 의료 기술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수명이 늘어난 현 인류에게 불안함을 배가시켜 줍니다. 우리가 만든 인공지능이 우리 목을 죄어 오는군요.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요? 앞으로 없어질 직업은 모두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는 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살아남을 직업이라는 것은 결국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여집합에 있을 듯합니다.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하여, 그 과정을 섬세히 계량화하기 어려운 직업, 종류나 생산 환경이 다양하여 동일한 생산물이 나오기 어려운 직업, 그리고 무엇인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직업 등이 아직까지 인공지능이라는 녀석이 흉내 내기 어려운 일들입니다.



 이 직업들은 모두 ‘과거에 정해져 있는 방법’만 그대로 익혀서는 안 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직업을 가지려면 미리 투자해야 할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는 것이고, 거기에 덤으로 그러한 자질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바라긴 어렵다는 게 ‘불편한 진실’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장인(匠人·artisan)이나 예술가가 돼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교육으로 가능할까요? 토익 900, 학점 3.7, 어학연수 6개월, 공모전 3회 참여와 같은 표준화된 이력만으로 장인이 될 수 있을지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미래가 20년 후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하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입니다.



 기술의 진보와 환경 변화는 선조의 삶을 따라 해온 우리의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현재의 불안은 이런 예측 불가능함이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육감(sixth sense) 때문인지 모릅니다.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언제까지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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