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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學問[학문]

중앙일보 2014.02.17 09:50
졸업 시즌이다. ‘상급 학교 또는 사회로 나가는 우리 자녀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까.’ 요즘 학부모들이 갖는 생각이다. ‘애공문정(哀公問政)’이라는 제목이 붙은 『중용(中庸)』 제20장의 구절을 추천한다.



『중용』은 이 장에서 ‘성(誠)’, 즉 성실을 강조한다. 유명한 “성(誠), 그 자체는 하늘의 도이나 성실해지려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길이다(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중용은 이어 “성(誠)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선(善)을 선택하여 굳게 잡고 실천하는 길뿐(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이라고 했다.



성(誠)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라(博學之, 審問之). 신중하게 생각하고, 사리를 분명하게 따지고, 돈독히 행하라(愼思之, 明辨之, 篤行之).” 우리가 흔히 쓰는 ‘학문(學問)’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고, ‘사변(思辨)’이라는 말의 어원도 이곳이다. 『중용』은 결코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배울진대 능하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말 것이며(學之弗能弗措也), 물을진대 알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말고(問之弗知弗措也), 생각할진대 결말을 얻지 못하면 도중에 포기하지 말고(思之弗得弗措也), 행하되 독실함이 없으면 도중에 포기하지 말라(行之弗篤弗措也)”라고 했다. 성실함이야말로 학문의 제1 원칙이라는 얘기다.



천재가 아닌 이상 학문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집요하게 붙들고 늘어지라고 충고한다. “남이 한 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해야 할 것이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해야 한다(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이럴 때라야 비로소 “비록 어리석어도 반드시 명석해지며, 비록 부드러워도 반드시 강해질 것(雖愚必明, 雖柔必强)”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생이란 결국 성(誠)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열차와 같다는 게 이 장(章)의 핵심이다.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독행(篤行)…. 남이 열 번에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나는 천 번에 이루겠다는 옹골진 노력, 이것이야말로 이 땅의 우리 젊은이들이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 졸업생들이여, 성실함으로 새로운 길을 힘차게 걸어나갈지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장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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