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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파티는 끝났다”

중앙일보 2014.02.17 09:44
드디어 베이징시가 외빈접대 규정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앞으로는 외국의 원수라 하더라도 소박한 접대를 하겠다는 것이다. 손님을 위해 씨암탉도 잡아 준다는 중국의 오랜 손님예우 전통이 흔들리게 되었다. 외빈접대가 이러할진대 국내 공무원의 접대 등 관제소비는 근검절약 일색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하자 공직 사회에서는 “파티는 끝났다”라는 말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시 주석은 총서기로 취임하기 전부터 중국 공산당은 부패로 민심이 이반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마치 1948년 국민당과 같은 수준이라고 진단하고 만연된 공직자 부패 척결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총서기에 취임해서는 “부패의 경우 호랑이든 파리든 모두 잡겠다”고 선언, 직급을 가리지 않고 공직기강확립과 반부패 활동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서민의 만두가게를 깜작 방문 인민페 21위안 치의 만두를 주문 식사를 함으로써 검소한 모습을 스스로 보여 주었다.



한 해 18만 명의 부패 공직자가 적발되는 살얼음 분위기 속에서 중추절의 월병이 팔리지 않으며 춘제(春節 설)의 홍빠오(紅包 세뱃돈)도 사라졌다. 지난 해 연말의 송년회는 호텔 식사는커녕 아예 식사는 나오지 않는 다과(茶菓) 송년회가 유행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성장을 유도하고 있는 소비가 억제되어 중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고급 제품의 소비는 줄어들어도 건전한 일반 소비는 영향 받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는 왕조시대부터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나라답게 관리들에게는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즉 “처허완러(吃喝玩樂)”가 일상사였다. 중국이 지난 30년 개혁 개방으로 부(富)가 축적되고 생활수준이 올라가자 공직자들에게 과거 이러한 나쁜 습관이 부활되어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 주석은 “고기는 다 먹었다. 이제는 뼈를 씹을 차례”라고 각오를 다지고 “물건이 썩은 후에야 벌레가 모여 드는 법(物必先腐 而後蟲生)”이라면서 고강도 반부패 개혁추진의 비장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대의 적은 일본도 미국도 아니고 내부의 부패로 시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중국의 지속적 성장이 보장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지도부도 이러한 심각성에 동감하여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를 신설해 시 주석을 조장,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부조장으로 한 일사 분란한 “시진핑 1인체제”의 합의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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