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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결하고 좁은 축사 … 닭 면역력 떨어뜨려 변종 AI 부를 수도

중앙일보 2014.02.17 02:30 종합 16면 지면보기
국내에서 AI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으나 처음 어떻게 AI가 발병했는지는 딱 부러지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를 열고 “철새에게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국내 발병설 또한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는 상태다. 국내 닭·오리 사육 환경이 워낙 열악해서다. 닭·오리 한 마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가로×세로 15㎝ 정도다. 이렇게 빽빽한 상태에서 키우면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 또한 쉽지 않아 불결한 환경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나올 수도 있다.


철새 대응 매뉴얼도 없어

 물론 AI가 처음 발견된 고창 오리 농장은 소독과 청소를 자주 하고, 청소할 때도 작업자들이 방역복을 입는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썼다. 하지만 농장 관계자들이 위생 상태가 열악한 다른 농장에 오가며 AI바이러스에 옮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철새를 통한 AI 전염을 막기 위한 정부 대책 또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AI 대응 방식을 비교했다.



 연구원은 AI 발병을 막기 위한 일본의 선제적 대응 수준이 한국에 비해 높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닭·오리와 같은 가금류 농장을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건강 상태를 조사한다. 또 야생동물 침입 방지 대책을 해당 농가가 갖추고 있는지도 살핀다. 철새에 의한 AI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농가가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철새가 앉을 만한 짚·나무 더미는 축사와 일정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하고, 농장 주변엔 전신주가 없어야 한다는 점 등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각 농가에 알려주고 있다. 반면 한국의 대응 매뉴얼엔 이 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보고서를 낸 허덕 연구위원은 “철새와 사육 닭·오리의 접촉을 막기 위한 대응 지침을 정교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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