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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유씨, 북한 출국 52분 만에 재입북" … 누가 조작했나

중앙일보 2014.02.17 00:31 종합 12면 지면보기
‘화교 출신 탈북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유우성(34·왼쪽)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 증거의 조작 여부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핵심 증거물인 유우성(34·중국명 류자강)씨의 북한 출입경(출입국)기록 위조 의혹사건을 둘러싸고 검찰과 국가정보원, 외교부 3개 기관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탈북자 간첩사건 '검찰 증거' 논란
검찰 "국정원이 준 대로 제출해"
국정원 "선양 영사관 통해 입수"
중국 "책임 규명" … 외교부로 불똥

 이런 가운데 김진태 검찰총장은 16일 대검찰청 공안부와 서울중앙지검에 “이 사안이 검찰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심각한 상황인식 아래 유관기관과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심야 브리핑에 이어 1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출입국기록은 지난해 10월 중순 국정원이 현지에서 비공식 경로로 입수한 것을 항소심 재판부 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별도로 외교부 산하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통해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국이 출입국기록을 발급해 준 게 맞다는 사실확인서를 받는 등 진위검증 노력을 했으며 검찰이 위조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정원도 이날 별도의 입장자료를 내 “서울고법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 출입 내용은 선양 영사관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사실과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북한 출입내용이 사실임을 자세히 입증할 것”이라고도 했다. 외교부 측은 주한 중국대사관이 위조문서라고 지목한 유씨의 ‘출입국기록’과 ‘출입국기록 발급에 대한 사실확인서’ ‘출입국기록에 대한 정황설명서’ 등 3건의 중국 측 공문서 가운데 사실확인서만 선양 영사관 팩스로 받은 게 맞다고 확인했다. 위조 논란의 핵심인 출입국기록 자체는 외교부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주한 중국대사관 영사부가 “위조와 관련된 범죄피의자에 대해 형사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 변호인이 입수한 유우성(중국명 류자강)씨의 중국-북한 출입경(출입국) 기록 2006년 5월 23일 중국 싼허(三合) 변방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북한(조선)으로 출국한 뒤 5월 27일 중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나옴. 5월 27일과 6월 10일(점선 부분) 두 차례 더 입국한 기록은 중국 측 출입국 전산시스템 업데이트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주장.


 검찰에 따르면 문제의 출입국기록은 지난해 2월 검찰이 탈북자에서 서울시 공무원으로 특채된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해 1심이 진행될 때는 큰 필요성이 없었다. 당시 검찰이 유씨에게 적용한 혐의가 ‘2006년 5월 27일 중국에서 몰래 두만강을 건너 밀입북해 간첩교육을 받고 돌아온 뒤 탈북자 200여 명의 신상 정보를 북한에 넘겨줬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씨가 북한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시점에 중국에서 촬영한 휴대전화 사진 등이 나오면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출입국기록이 중요해졌다. 이에 지난해 6월부터 검찰은 직접 공식 외교경로(선양 총영사관)를 통해 유씨의 출입국기록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공안당국이 ‘외국 정부에 출입국기록을 발급해 준 전례가 없다’며 거부해 실패했다. 이후 국정원이 현지 요원을 통해 9월 말과 10월 중순 두 차례 중국 공안당국의 유씨 출입국기록을 확보해 넘겨줬다는 것이다.



● 검찰이 국가정보원 통해 입수해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출입국 기록 2006년 5월 27일 유씨가 입국 약 1시간 뒤(점선 부분)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 6월 10일 중국으로 입국한 것으로 나옴. 이때 검찰은 유씨가 북한 보위부로부터 밀봉교육을 받고 간첩이 됐다고 기소.


 이 중 지난해 9월 말 입수본은 발행처 표기나 관인이 없다. 유씨가 2006년 5월 23~27일 어머니 장례차 북한을 다녀온 뒤 다시 북한으로 나갔다는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변호인단이 입수한 유씨의 출입국기록과 같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중순 국정원이 “허룽시 공안국의 직인과 공증인까지 찍힌 출입국기록을 입수했다”며 검찰에 넘겨준 기록은 다르다. 유씨가 5월 27일 오전 중국으로 돌아왔다가 52분 뒤 국경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다시 출국해 6월 10일 돌아온 것으로 나온다. 결국 유씨의 출입국기록은 2006년 5월 27일~6월 10일 유씨가 북한에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유일한 증거가 된다.



 유씨의 변호인단은 16일 검찰 브리핑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이나 검찰 측에서 실제 출입국기록에 나오지 않는 재입북 사실을 만들려고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제출한 모든 자료는 선양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국정원 파견 영사가 보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중국 정부 측과 사법공조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정효식·정원엽 기자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2004년 탈북한 재북화교 출신 유우성씨가 2011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특채된 뒤 자신이 관리하던 국내 탈북자 200여 명의 정보를 북한에 넘겨준 혐의로 기소된 사건.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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