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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더 낮게 … 소주 18도 시대

중앙일보 2014.02.17 00:06 경제 6면 지면보기


‘국민 술’ 소주가 또다시 순해졌다.

처음처럼 6년7개월 만에 내려
강원지역 먼저 유통 뒤 전국 확대
참이슬도 도수 낮추기 준비



 롯데주류는 17일부터 알코올 도수 19도짜리 ‘처음처럼’을 18도로 낮춰 선보인다. 이에 대응해 하이트진로 또한 19도짜리 ‘참이슬’의 도수를 18도대로 내려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롯데주류의 경우 이미 알코올 도수가 더 낮은 제품(‘처음처럼 순한’·16.8도)이 있지만 주력 제품을 18도대로 내리는 것은 2007년 7월 이후 6년7개월 만이다. 당시 처음처럼은 19.5도로 순해지면서 20도의 벽을 깼었다. 롯데주류 백승선 마케팅팀장은 “소비자와 식당 주인들, 영업사원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조사해보니 최근 들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순한 맛에 대한 선호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부드럽고 순한 소주 시장을 이끄는 대표주자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도수를 다시 낮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롯데주류는 새 소주를 강원도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음식점에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출고가격은 360mL 용량에 946원으로 이전 제품과 같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도수가 낮아지면서 주정 등 원재료 값이 절약되지만 그 비율은 1%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소비자의 니즈’를 근거로 참이슬의 도수를 18도대로 낮추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 회사 이영목 상무는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들도 웰빙 식음료 문화가 번지면서 도수 약한 소주를 선호하고 있다”며 “20.1도인 ‘참이슬 클래식’도 계속 생산해 높은 도수의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도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주 도수 낮추기 경쟁은 근래의 일만은 아니다. 1920년대에 35도의 증류식 소주가 나왔을 때부터 줄곧 도수가 낮아져왔다. 다만 순해지는 주기가 근래 들어 부쩍 짧아졌다. 70년대 25도 소주가 출시된 후 20여 년간 ‘소주=25도’라는 공식이 자리 잡는가 했더니 98년 하이트진로가 기존 소주 도수를 2도 낮춘 23도의 ‘참이슬’을 내놓으면서 도수 내리기가 잦아졌다. 길게는 4년에서 짧게는 1년 단위로 참이슬과 처음처럼(이전 ‘참그린’ ‘산’)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도수를 내렸다. 급기야 2007년에 와서는 20도 선까지 무너뜨리며 경쟁을 했다.



 업계에서는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도수 낮추기가 18도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이미 2010년에 국내 최저 도수 소주인 ‘즐겨찾기’(15.5도)를 내놨다가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경험이 있는데다 롯데주류의 경우 ‘처음처럼 순한’(16.8도)을 여전히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3위인 무학이 ‘좋은데이’(16.9도)로 이미 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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