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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발 '매춘과의 전쟁' … 후춘화 리더십 함께 뜬다

중앙일보 2014.02.17 00:04 종합 21면 지면보기
후춘화
중국 남부 광둥성의 둥관(東莞)시는 인구 800여만 명으로 광저우(廣州)·선전에 이어 성내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이곳이 현재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매춘과의 전쟁’의 진원지로 떠들썩하다.


후, 마약 이어 소탕작전
후난·산둥성 등 단속 확산

 발단은 중국 관영 중앙TV(CC-TV) 보도였다. 둥관시의 고급 호텔 안에 잠입해 윤락 실태를 카메라에 담은 25분짜리 탐사보도를 9일 방영했다. 기자가 매춘 사실을 전화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현지 공안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도 직후 시내 19층 규모의 신스제(新世界) 호텔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보도에 나온 곳 중 하나였다. 188개 객실을 털어 성매매 사실을 확인했다. 호텔 대주주인 정(鄭)모는 물론 단속에 적극 나서지 않은 현지 공산당 서기와 공안분국장, 관할 파출소장과 담당 경찰관 등이 줄줄이 면직 조치되고 기율위반 조사에 들어갔다. 광둥성 공안청은 10~12일엔 둥관 일대 1만8000여 곳의 유흥업소와 사우나·안마업소 등을 단속해 920명을 적발하고 업소 38곳의 영업을 정지시켰다. 결국 둥관시 경찰 책임자인 옌샤오캉(嚴小康)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15일 면직돼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일주일 사이 폭풍처럼 단속과 처벌이 몰아쳤다.



 둥관의 소식이 연일 대서특필되자 전국적으로 “싸오황(掃黃·‘황색산업’을 쓸어낸다는 뜻)”이 번지고 있다.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과 후난성 레이양, 산둥성 옌타이(煙臺)에서 12일 저녁 호텔 등지의 목욕시설과 유흥업소·사우나 등에 대해 경찰이 일제단속을 벌여 용의자 체포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13일에도 장쑤성 루가오 공안국이 경찰 200여 명을 투입해 100여 명을 연행했고 홍콩에서도 단속을 벌여 본토 여성 18명을 체포했다.



 광둥성의 총책임자로 신속한 대응을 지시한 후춘화(胡春華) 당서기는 전국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2022년 차기 대권을 이어받을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국 최대 마약촌’으로 불리던 루펑(陸豊)시 보서(博社)의 마약조직을 헬기 2대와 무장병력 3000명을 동원해 소탕했다. 이번 매춘과의 전쟁을 통해 차세대 후보 간 리더십 경쟁에서 또 한발 앞서가는 분위기다.



 둥관은 ‘성의 도시(性都)’로 불릴 정도로 매춘의 온상이었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적어도 30만 명의 윤락여성이 호텔과 안마소·거리에서 성매매를 해 왔다고 문회보(文匯報)가 전했다. 둥관과 인근 광저우·선전 지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중국의 산업 발전을 선도했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문을 닫는 공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가난한 지방에서 돈을 벌러 온 여공들이 윤락가로 흘러들며 이처럼 큰 시장을 형성했다고 CC-TV는 분석했다. 현재는 인근 푸젠·저장성으로 확장하고 있다. 왕양(汪洋·현 부총리) 등 전임 광둥성 서기들이 주기적으로 단속을 벌였지만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매춘산업을 와해시키지는 못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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