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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간제' 채용 미달

중앙일보 2014.02.17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공채 지원자들에겐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삼성이 시간선택제 채용에선 고전하고 있다.


6000명 모집에 1500명 선발
IT 업무, 시외 일터 걸림돌
추가 모집 … 수시 채용 계획

 삼성그룹은 16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자 중 최종합격자로 채용된 직원이 1500명으로,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어 추가 모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 1500명은 당초 삼성이 계획했던 수준(6000명)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삼성은 이달 24일부터 시간선택제 근로자 2차 채용을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말 주로 결혼·육아·가사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과 55세 이상 은퇴자를 주 대상으로 하루에 4~6시간만 일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을 받았다. 당초 삼성이 시간선택제 채용에 동참했을 때 정부나 재계에서는 이전까지 유통업 중심으로 이뤄졌던 시간선택제 채용이 제조업까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삼성의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구직인력이 비교적 적게 몰렸다. 삼성그룹의 주력 업종인 정보기술(IT) 업종과 경력단절 여성들이 희망하는 직무 사이의 ‘미스매치(불일치)’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분야를 지원한 경력단절 여성 지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고 말했다. 출퇴근 거리 등 물리적 제약도 발목을 잡았다. 삼성 측은 “주로 도심에 위치한 커피전문점·드럭스토어·백화점과 같은 유통·서비스 업종과 달리 삼성의 사업장들은 주로 시내 외곽에 있는 공장이 많아 이동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큰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전시간 지원자가 오후시간 지원자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경력단절 여성 중 상당수는 밤시간엔 아이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합격자 가운데서도 60%가 오전 근무에 지원했다.



 직무 미스매치로 인해 채용에 어려움을 겪자 삼성그룹은 수시 채용을 통해 당초 목표로 한 시간선택제 채용 규모(6000명)를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2차 채용에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이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 2700명, 삼성디스플레이 700명,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삼성물산 각 400명, 삼성생명 300명을 뽑는다. 직무별로 보면 개발지원 1400명, 사무지원 1800명, 환경안전 1300명, 생산지원·판매서비스·특수직무 등 각 500명씩 채용한다.



 이들은 우선 2년 계약직으로 고용된다. 2년 근무 후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갖추면 지속 고용을 보장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과 달리 유통 대기업들의 경우 시간선택제에 지원하려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지난해 11월 시간선택제 접수 첫날에만 1006명 모집에 4170여 명이 지원해 경쟁률 4.1대 1을 기록 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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