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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 뇌졸중 처치 초특급 … 80분서 40분 대로 단축

온라인 중앙일보 2014.02.16 01:52



<17>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지회 교수

중앙SUNDAY와 건강포털 코메디닷컴이 선정하는 ‘베스트 닥터’의 뇌혈관질환 신경과 진료 분야에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허지회(55) 교수가 선정됐다. 이는 중앙SUNDAY와 코메디닷컴이 전국 10개 대학병원의 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 교수 45명에게 ‘가족이 아프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기본으로 하고 코메디닷컴 홈페이지에서 전문가들이 추천한 점수와 환자들이 평가한 체험점수를 보태 집계한 결과다.

뇌혈관질환은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과 두통 등을 가리킨다. 이번 조사에선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삼성서울병원 정진상, 서울대병원 윤병우 교수 등 서울대 의대 출신의 세 교수도 허 교수에 버금가는 추천을 받았다.



2012년 11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지회 교수는 뇌졸중 분야의 최고 권위지 ‘뇌졸중(Stroke)’의 논문 심사위원으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제출한 논문에 대해 “귀 병원의 사망률이 너무 낮아 믿을 수 없다”고 물음표를 던지는 내용이었다. 세계에서 뇌졸중 치료를 가장 잘한다고 알려진 독일 병원들의 치료 후 한 달 내 사망률이 4~5%인데, 한국의 병원이 어찌 3.8%밖에 안 되느냐는 것이었다.



허 교수는 “한국 주요 병원의 뇌졸중 치료 성적이 좋고 특히 우리 병원은 ‘BEST’와 ‘NICE’ 프로그램으로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자료를 보완해 제시했다. 그는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BEST’와 ‘NICE’는 우리나라 뇌졸중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BEST’는 ‘Brain salvage through Emergent Stroke Treatment(응급 뇌졸중 치료를 통한 뇌 지키기)’의 줄임말이다. 뇌경색 환자가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기 위한 것으로 2004년에 처음 도입됐다.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전자의무기록에 주황색으로 ‘BEST’ 마크가 뜨며 최우선 환자로 분류된다. ‘BEST’ 환자가 오면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피떡(혈전)을 녹이는 시술 준비에 동시다발적으로 들어간다.



허 교수는 “예전엔 응급실의 의사가 일일이 각 진료과에 전화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예약하고 신경과 의사에게 연락했으며 때로는 수술방도 알아봐야 했다”며 “이 때문에 시간이 지체돼 살 수 있는 환자가 숨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산망을 잘 활용하면 시간을 벌 수 있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BEST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2007년 국제학술지 ‘뇌혈관질환’에 BEST 프로그램 도입으로 “응급실 도착 후 당시 국내 평균이던 79.5분보다 훨씬 빠른 56분 만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게 됐다”는 사실을 발표해 국내외 학계의 박수를 받았다. 현재는 그보다 더 시간이 앞당겨져 40분대에 혈전용해제 투여가 이뤄진다. 서울의 주요 병원을 포함해 국내 10여 개 대학병원에서 ‘BEST’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고 허 교수는 기꺼이 정보를 공개했다.



2006년 선보인 ‘NICE’는 ‘Neurologic Outcome and Quality of Life Improvement through Came Excellence in Stroke(뇌졸중 환자의 신경학적 치료 결과와 삶의 질의 전반적 증진)’의 약자다. 환자의 전 치료 과정이 최상의 상태로 이뤄지도록 각 진료과의 의료진이 긴밀하게 협조하도록 고안됐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환자는 금연교육 등 병의 원인이 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교육을 받는다. 보호자에게도 뇌졸중 교육을 실시한다.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 입원 뒤 24시간 안에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찾아와 환자에게 맞는 재활교육 프로그램을 짜 준다. 이 모든 일이 동시에 이뤄진다.



“‘BEST’와 ‘NICE’는 의료의 질은 표준화에 달려 있다”는 허 교수의 신념이 빚어낸 결과다.



허 교수는 1997년부터 2년 동안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세계 최대 민간 생명의학연구소인 스크립스연구소에서 혈전용해치료의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했다. 귀국 후 뇌경색 환자를 위한 혈전용해 치료법을 개선하면서 환자 치료의 표준을 세우는 두 가지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99년부터 뇌경색 환자의 정맥에 혈전용해제를 투입한 다음 동맥에도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였다. 이 결과는 2004년 미국신 경방사선학회지에 발표됐다. 2001년엔 혈전용해제로 혈관의 피떡을 녹였지만 다시 혈전이 생긴 환자에게 혈소판응집분해제(엡시지맙)를 정맥으로 넣어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또 보건복지부 ‘뇌심혈관 연구 중심사업’의 일환으로 뱀독에서 추출한 원료로 혈전용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허 교수는 2002년 국내 처음으로 뇌졸중 집중치료실을 개설해 급성기 뇌졸중 환자를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허 교수 팀은 2010년 국내 최초로 국제의료평가위원회(JCI)로부터 뇌졸중 임상치료 프로그램 인증(CCPC)을 받았고 지난해 재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미국 바깥에선 지구촌을 통틀어 여섯 번째로 받은 것이다.



이성주 코메디닷컴 대표 stein3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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