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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에베레스트로 간 뱀장어 가족 … 그래, 꿈은 천천히 꾸는 거야

중앙일보 2014.02.15 00:24 종합 24면 지면보기
무슨 꿈이든 괜찮아

프르체미스타프

어린이책

베히터로비츠 글

마르타 이그네르스카 그림

김서정 옮김, 마루벌

52쪽, 1만2000원



꿈 성장판이 열렸어요

최영미 글, 유수정 그림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20쪽, 1만2000원



잠자는 동안 여러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 내리는 ‘꿈’의 제1정의다. 둘째는 이거다.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반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또한 우린 꿈이라고 한다.



 너무 많이 써서 진부해진 말, ‘꿈’이 아동서에 등장할 때는 대개 ‘장래희망’과 동의어다. ‘나는 나는 자라서 ○○○이 될테야’ 따위 말이다. 그러나 이 책 『무슨 꿈이든 괜찮아』가 말하는 꿈은 참 의외롭다. “꿈은 참 좋은 거야. 누구든 꿀 수 있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엄마 황새는 ‘늘어지게 쉬어봤으면!’ 하고 꿈꾸고, 뱀장어 가족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를 꿈을 꾸며, 태양의 꿈은 ‘선글라스’란다.



 그림책 속 엄마 황새가 휴식을 꿈꾸는 순간에도 새끼들은 밥 달라고 주둥이를 짝짝 벌린다. 뱀장어 가족은 책 속 산봉우리를 어느 세월에 오를까 웃음이 난다. 거창한 그 무엇이 되는 것만이 꿈이 아니다. 쓸데없는 환상도, 불가능해 보이는 어떤 기대도 모두 꿈의 한 얼굴이다. 부러 교훈을 주지 않고 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로 주제를 확장해 나가는 여유가 이 책의 미덕이다.



 크레파스와 색연필, 펜과 물감 등 일상의 여러 재료로 힘 빼고 그린 단순한 그림도 함축적 내용과 어우러진다. 2008년 폴란드 출판협회의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상’에 선정됐다. 4세 이상.



 국내 창작물인 『꿈 성장판이 열렸어요』는 초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키를 자라게 해 주는 문’인 성장판을 꿈과 연계했다. 비행기 조종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의사 등 아이들의 큰 꿈을 자라게 하려면 일상의 소소한 실천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공부 열심히 하기’ ‘부모님 말씀 잘 듣기’ 같은 게 아니라 ‘자기 할 일을 정하고, 매일매일 그걸 지키는 것’이 중요하단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특별함을 이룰 수 있음을 아이들과 선생님의 문답을 빌어 이야기로 풀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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