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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터리 원자력 안전 감시, 확 뜯어고쳐라

중앙일보 2014.02.15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원자력은 오랫동안 경제 문제로만 다뤄진 경향이 있다. 경제발전을 위한 전기 공급이 절실하던 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싼값에 안정적으로 공급된 전기는 전자·제철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자 상당수 국민은 불안해하며 원전에 대해 생활안전 차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가짜 부품 등 원전 비리가 줄을 이었고, 일부 원전의 가동이 중지돼 국민은 전기 부족 사태를 겪었다. 그동안 전기 공급만 중시했지 원전 안전이나 종사자 윤리 문제를 도외시해 온 때문이라는 반성이 뒤를 따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세세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 같은 국민 우려에 부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별사법경찰관을 둬 원전 비리를 직접 조사하고 과징금은 100배(5000만원→50억원), 과태료는 10배(300만원→3000만원)로 각각 올리겠다는 것도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사고가 터지면 벌금이나 물리고 잠시 시끄럽다가 별다른 재발 방지 대책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다. 아예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가 발생하면 처벌과 함께 원인을 제대로 찾아내 이를 제도 개선에 즉각 반영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백 번 잘 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원전 분야이지 않은가.



 아울러 원안위를 비롯한 원전 안전 감시라인에 시민단체나 언론계 등 공익적이고 객관적인 비전문가의 참여 확대도 절실하다.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동질 집단끼리는 제대로 감시가 이뤄지기 어려운 게 상식이다. 지금까지 원전 비리도 원자력 관련자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서로 눈감아주다가 불거진 측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감독조직 내부에서 상호 감시와 견제, 그리고 균형이 이뤄져야 제대로 감시가 이뤄질 수 있다. 그래야만 비리를 제대로 막고 지속가능한 원전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원전에서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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