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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자정부와 열린정부 혼동 … 소통도 부족해”

중앙선데이 2014.02.08 23:31 361호 3면 지면보기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와 법제화 정도를 감안할 때 정부의 정보공개 수준은 결코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열린정부 파트너십(OGP)’ 한국담당 제프리 케인

OGP 한국담당 활동가 제프리 케인(사진)은 “‘열린정부’를 만들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성과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2011년 OGP와 맺은 ‘열린정부 파트너십’의 국가별 이행계획(NAP) 점검을 위해 지난 9월 방한했다. 케인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5일 두 차례에 걸쳐 e메일로 이뤄졌다.

-OGP 활동가로서 무엇을 점검하고 있나.
“각국이 제출한 NAP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것이다. NAP는 해당국 정부가 OGP와 한 일종의 약속이다. OGP 활동가들은 각국에 파견돼 해당국 정부가 NAP를 얼마나 구체화하고 있는지, 어떤 성과를 이뤄냈는지 점검한다. 우리는 해당국 정부가 ‘열린정부’에 도달한 정도를 점검해 결과를 피드백해준다. 지난 1월 중간 보고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는데,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결론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은 민주화를 이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나라다. 1996년 정보공개법을 제정해 헌법적 권리로서의 정보 자유를 보장한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가 갖고 있는 정보를 제한 없이 공개하는 데에는 인색하다. 예를 들어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세부 논의내용 중 상당수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정보들은 한 나라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열린정부’의 기본 요소다. 왜 이런 중요한 정보에서 한국 국민이 소외되고 있는 건가.”

-한국의 NAP 이행 정도는 어땠나.
“한국 정부는 내가 연락하기 전까지 NAP와 관련한 어떤 보고서도 보내주지 않았다. 심지어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NAP라는 게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한국 정부가 2011년 OGP에 가입했지만 정부가 바뀐 뒤 인수인계가 전혀 되지 않은 것이다. 당연히 애초에 약속한 것들은 아무것도 실행되지 않았다. OGP협약에 따르면 가입국 정부는 사회단체들과 자문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돼 있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정부는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해 국민이 활용하도록 하는 ‘정부 3.0’을 창조경제의 핵심 어젠다로 내세우고 있다. OGP활동은 ‘정부 3.0’과 직접 관련된 사안인데도 왜 실행되지 않는 걸까.
“우선 한국 정부의 ‘소통하지 못하는 스타일(Uncommunicative Style)이 문제다. 정보공개 수준을 현재의 네 배로 늘리겠다는 ‘정부 3.0’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가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둘째는 한국 정부가 ‘전자정부’와 ‘열린정부’의 개념을 헷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정부화가 이뤄진다고 해서 열린정부에 가까이 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과 질이 모두 향상돼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지리정보 공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열린정부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것에 불과하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정보공개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하지만 세계 모든 나라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보공개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한 어느 나라든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정보공개 수준을 향상시킬 여지는 있기 마련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분단상황을 감안해도 아직 정보공개 수준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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