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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경력 거짓말' 학생 첫 합격 취소

중앙일보 2014.02.08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2014년도 입학전형에서 최종 합격한 신입생의 합격을 취소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대 로스쿨이 최종 합격자의 합격을 취소한 것은 2009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잇따른 추문에 윤리·인성 강화
검증 과정서 허위 기재 드러나
학장단 회의, 법률 자문 등 거쳐

 서울대 로스쿨 측은 서울대 졸업생으로 로스쿨 입학전형에서 최종 합격한 A(24·여)씨에게 지난해 12월 중순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A씨가 같은 달 12일 합격을 통보받은 지 약 1주일 만이었다. A씨는 입학지원서에 일부 경력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측은 A씨가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사항을 해당 기관에 검증하는 과정에서 일부 허위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서울대 로스쿨 입학요강에는 ‘입학지원서 및 제출 서류의 허위기재가 발견될 경우 합격을 취소한다’고 명시돼 있다. 로스쿨 관계자는 “합격 통보 후 검증 과정에서 (입학지원서에) 분명히 고지돼야 할 사항들이 누락된 부분이 발견됐다”며 “허위 사실 기재로 인정돼 합격을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합격을 취소하는 첫 사례인 만큼 로스쿨 측은 학장단 회의를 여러 번 열어 신중을 기했다. 또 검증 단계마다 서울대 법학연구소 법률 자문단의 검토를 거쳤다고 한다.



 A씨는 합격 취소 통보를 받고 로스쿨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합격 취소는) 굳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라며 “‘갑’인 학교를 상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로스쿨이 입학생 자질에 대해 검증에 나선 건 최근 잇따르고 있는 로스쿨 재학생·졸업생의 각종 사건·사고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2012년 11월에는 한양대 로스쿨 1기 출신인 서울 동부지검 전모(32) 검사가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터졌다. 지난해 12월엔 연세대 로스쿨 재학생 최모(25)씨가 교수 PC를 해킹해 시험문제를 빼돌리려다 붙잡히기도 했다. 특히 이 사건 이후 법조계에선 예비 법조인의 윤리교육에 대한 자성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당시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로스쿨이) 법조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조차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각 대학 로스쿨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서울대 로스쿨은 신입생 선발 시 윤리·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로스쿨 입학생의 윤리·인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현재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로스쿨도 현재 3학점인 법조윤리 과목의 이수 학점을 확대하는 등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 나승철 회장은 “사법연수원은 2년간 공무원 신분으로서 윤리의식을 가다듬게 되지만 학생 신분인 로스쿨생은 상대적으로 윤리의식이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학생 선발 단계부터 인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고 재학생을 상대로 윤리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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