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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된 대구 앞산순환로 … 남구·달서구는 관할 타령만

중앙일보 2014.02.05 01:19 종합 16면 지면보기
대구 달서구와 남구를 연결하는 앞산순환로 63길. 중앙선이 있는 편도 1차로 양끝을 불법주차 차량들이 점령했다. 일대에는 주차 단속용 CCTV도 없다.


대구 남구 대명11동(관문시장 일대)에서 달서구 송현동(삼일병원 부근)을 잇는 편도 1차로인 앞산순환로 63길. 폭 10m에 길이는 400여m. 이 길은 일명 ‘무법지대 도로’로 불린다.

중앙선 경계 행정구역 달라
불법주차·도난 사고로 몸살



도로 양쪽으로 승용차·화물차가 24시간 불법 주차에 차량 털이, 접촉사고까지 빈번히 발생해서다. 이런 상태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경찰이나 구청의 도로 관리는 손을 놓고 있다. 그 흔한 주차 단속용 폐쇄회로TV(CCTV)조차 없다.



 3일 오후 7시 63길은 도로 한 차로를 점령당한 채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30여 대가 세워져 있었다. 중간중간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승용차도 눈에 띄었다. 이들 차량을 피해 도로를 지나려니 중앙선을 두 차례 이상 넘어야 했다. 길은 굽은 데다 가파르기까지 하지만 도로 어디에도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이나 주의 신호등은 없었다.



 사고도 확인됐다. 제보자를 통해서다. 지난달 28일 이 도로에 주차한 최현석(31·남구 대명11동)씨의 그랜저 차량 문짝이 지나가는 차량에 의해 파손됐다. 강지명(39·달서구 성당동)씨의 베르나 차량은 휠에 붙어 있던 부속품 4개를 도난당했다. 주민 박모(70·여)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접촉 사고·도난 사고 등이 발생하지만 도로 관리는 엉망”이라고 말했다.



 이곳이 무법지대가 된 것은 행정기관이 서로 남의 일로 미룬 탓이다. 이 도로는 중앙선을 경계로 한쪽은 달서구, 반대편의 일부는 남구다. 남구와 달서구를 잇는 하나의 도심 속 도로지만 관리 주체가 이렇게 다르다. 결국 경계가 애매하다 보니 불법 주차 단속도, 도로 표지물 설치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경찰의 관할 대상도 애매하다.



 남구의 가장 끝 지점, 달서구의 시작점 딱 경계에 걸쳐져 있다 보니 ‘저쪽에서 하겠지’라는 생각이 이런 상태를 만들었다. CCTV 한 대만 설치해도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기관끼리 별도의 협의가 필요해 쉽지만은 않다. 누가 먼저 나서 설치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달서구청과 남구청에 확인한 결과 주정차 단속도, 버려진 차량을 끌어간 사례도, 표지물과 CCTV 설치 계획도 없었다. 심지어 공무원들은 도로 경계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 공무원은 “이유는 딱히 없지만 그 도로는 주차 단속 등이 유예된 곳”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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