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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명 찾는 한옥마을, 차 댈 곳 680대뿐

중앙일보 2014.02.05 01:11 종합 16면 지면보기
1년에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의 주차시설은 684면에 불과하다. 사진은 지난 1일 한옥마을 일대 도로가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


설 연휴 기간인 1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을 찾았던 배명숙(35·경기도 용인시)씨는 승용차를 댈 장소가 없어 1시간 이상을 헤맸다.

주차 대란 … 인도까지 점령
전주시, 시설 확충 소극적
인근 주차장 홍보도 안 해



 처음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려고 20여분간 대기했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 이후에도 주변을 빙빙 돌면서 곳곳을 기웃거렸지만 주차 공간을 찾지 못했다. 행인들에게 묻고 또 물어 겨우 차를 댄 곳은 처음 진입했던 곳에서 2㎞나 떨어진 남부시장 천변이었다.



 배씨는 “한옥마을 주변의 주차장에 대한 안내 정보를 찾기 힘들다”며 “관광객은 수백만 명이 몰리는 데 반해 지자체의 준비는 낙제점 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 는 전주 한옥마을이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밀려드는 방문객과 차량을 수용할 주차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옥마을의 관광객은 508만 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1만4000명씩, 한 달이면 42만여 명이 찾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는 2만~3만 명씩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한옥마을의 주차 시설은 매우 부족하다. 현재 주차장은 유료 429면, 무료 255면 등 총 684면에 불과하다. 토·일요일이면 주차 대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옥마을 1주차장 옆 기린대로(왕복6차로)변의 양쪽 1개 차로는 불법 주정차한 차량들이 1㎞가량을 차지하기 일쑤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이 인도까지 점령하고 있다. 한옥마을의 남쪽에 있는 남천교 주변에서도 휴일이면 관광객들이 마구잡이로 주차한 차량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옥마을 곳곳에서는 내부 진입을 통제하려는 주차 단속요원과 관광객들 사이에 실랑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옥마을 주민 김옥순(45·자영업)씨는 “외지 방문객들이 주차 문제로 다툰 뒤 화를 내고 얼굴을 붉히며 돌아서는 광경을 자주 본다”며 “ 한옥마을의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주차 시설 확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전주시는 올해 한옥마을 주차 시설 건립 예산을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주변 주차 시설에 대한 홍보 활동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한옥마을 반경 2㎞ 내 전주교대, 남부시장, 구 전북도청사 등에 2000여 대의 주차 시설이 있다. 하지만 전주시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한옥마을 주차장은 마을 내부에 설치된 유·무료 주차 시설뿐이다. 마을 주변의 주차장이나 주말·공휴일 등 혼잡 시 이용할 수 있는 주차 장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보이지 않는다. 은희영 전주시 한옥마을사업소장은 “주차장은 큰 면적이 필요해 단시일 내 마련이 어렵고, 특히 한옥마을 일대는 이미 시가지화돼 있어 장소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고 말했다.



글·사진=권철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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