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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 주일 영국대사도 아베 반성 촉구

중앙일보 2014.02.05 00:57 종합 2면 지면보기
‘일본통’인 티머시 히첸스(52·사진) 주일 영국대사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과거사 잘못 만회하려면 인정해야"
NHK 간부 "난징학살 없었다" 망언

 히첸스 대사는 3일 도쿄에서 지지(時事)통신 내외정세조사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 문제와 관련, “과거의 잘못을 만회하는 최선의 방법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보다 좋은 미래를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서도 “(미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만큼 신중한 자세로 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참배 직후 주일 미국대사관과 미국 정부가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일본에 우호적 입장을 취해 온 영국의 대사까지 아베 정권의 야스쿠니 참배에 비판적 견해를 내놓은 것이다.



 히첸스 대사는 케임브리지대학 졸업 후 1983년 외무부에 들어갔으며 85년부터 91년까지 일본에서 근무했다.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대사관 내에서 통역 담당으로도 활동했다. 2012년 말 주일 대사로 부임한 이후 트위터에 일본어로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어떻게 한·일 관계 개선에 공헌할 수 있을지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히첸스 대사는 이날 강연에서 “영국은 동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을 조장하는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일 및 중·일) 두 나라가 삐걱거릴 때는 각자의 주장을 반복할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7C7E>井勝人) 회장이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 등의 망언을 한 데 이어 NHK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경영위원회 위원인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가 도쿄전범재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햐쿠타는 3일 “미국의 원폭 투하는 대학살이며 도쿄재판은 그걸 무마하기 위한 것이었다” “장제스(蔣介石)는 일본이 난징 대학살을 저질렀다고 선전했지만 세계 각국은 무시했다.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 등의 발언을 했다. 그는 가미카제 특공대를 다룬 소설 『영원의 제로』를 쓴 일본 문화계의 대표적인 우익 인사로 아베 총리가 지난해 11월 NHK 경영위원으로 임명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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