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몽준이냐 김황식이냐 … 청와대 "이기는 게 중요"

중앙일보 2014.02.05 00:46 종합 6면 지면보기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빅 매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번주 당 수뇌부와 회동해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4일 전했다. 


박근혜정부 2년차 순항 시험대
김 전 총리 주내 출마 밝힐 듯

집권 2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시험대다. 승리하면 순항, 실패하면 난항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상징성이 크다. 전체 성적표에 큰 영향을 준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속마음은 어느 쪽일까.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 대통령이 의중을 내비칠 리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선거 전 박심(朴心)을 내비쳤다는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2012년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전날 진영 정책위의장 후보 지역구를 깜짝 방문하면서였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사이에선 어떨까. 인연은 박 대통령과 정 의원이 오래됐다. 둘은 장충초등학교 동창이다. 학창 시절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께는 양재동에서 테니스를 함께 치던 사이였다. 그러다 친분에 금이 갔다.



 박 대통령은 2002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9월 서울에서 남북 축구대표팀 간 시합을 하는 데 합의했다.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들고 ‘대~한민국’ 구호가 없도록 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경기 당일 ‘붉은악마’가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쳤다. 이에 박 대통령은 축구협회장이었던 정 의원에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해 11월.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정 의원이 박 대통령을 만나 연대를 제안하지만 ‘퇴짜’를 맞았다. “아버지를 심하게 비난한 강신옥(김재규 변호인)씨와 당을 함께하면서 나한테 도와달라고 하느냐”며 낯을 붉혔다는 것이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상황이 바뀌었다.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후보로 정 의원(당시 무소속)의 의중을 타진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 의원이 시큰둥했다. 계속 어긋나던 두 사람은 2010년 세종시 정국에서 ‘미생지신(尾生之信)’ 논란을 벌였다. 당시 정 의원은 “미생이 약속(세종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비가 많이 오는데 다리 밑에서 애인을 기다리다 결국 익사했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했다. 한편으론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박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강물이 불어나는데도 약속을 지키려다 익사한 미생은 진정성이 있는 반면 애인은 진성성이 없어 결국 미생이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계속 겉돌았다.



 반면 박 대통령과 김 전 총리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지만 악연도 없다. 그래서 청와대 일각에선 당초 ‘박심은 김황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후보가 가시화되면서 청와대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강조하는데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개입할 수 있겠느냐”며 “당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선거에 이기려면 경선 흥행이 필수적”이라며 “오히려 경선이 안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청와대 결론은 ‘흑묘백묘(黑猫白猫·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론’쪽이다. 누구든 박원순 시장만 이길 수 있으면 된다는 뜻이다.



신용호·권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