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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목요일

중앙일보 2014.02.05 00:42 종합 10면 지면보기
오는 6일 국내 정·관·재계의 이목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법의 형사 법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고위 인사 10여 명 내일 선고
김승연·구자원·구본상·김중겸
윤진식·김용판·전군표 포함

형사사건 법정이 몰려 있는 법원 청사 서관 3~5층 법정에서 대기업 총수, 국회의원, 전직 고위 공무원 등이 망라된 10여 건의 주요 사건 1·2심 선고 공판이 줄줄이 열리기 때문이다. 법원 주변에선 ‘6일은 선고 D-day’라는 말까지 나온다. 명운이 걸린 재판을 앞두고 똑같이 가슴 졸이고 있을 피의자들은 당일 재판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기정)는 대기업 총수 사건 두 건을 선고한다. 오후 2시 구자원(79) LIG그룹 회장과 장남인 구본상(44) LIG넥스원 부회장 사건에 이어 3시30분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사건 선고를 잇따라 내린다.



 구 회장 부자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예정 사실을 숨기고 22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그룹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손실보상이 대부분 이뤄져 1심보다는 결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사에 35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4월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에서 “배임액 일부를 다시 산정하라”며 파기 환송했고 그 최종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윤진식(67·충주) 의원에 대한 유무죄 선고는 고법 형사2부가 내린다. 윤 의원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에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에서 이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도 박탈된다. 윤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충북지사 선거구도가 달라지는 구조라 지역 정가의 관심이 항소심 선고공판에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부에서도 굵직한 사건 선고가 열린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개입해 수사의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4대 강 사업의 보와 둑·댐 공사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중겸(64) 전 현대건설 사장과 서종욱(65) 전 대우건설 사장의 선고도 이날 진행된다.



 이처럼 6일에 주요 선고공판이 몰린 이유는 법원 정기 인사 직전이라서다. 법원행정처는 오는 13일자로 고등부장 이상 법원장급 인사를 단행한다.



통상 인사발표 한 주 전에 재판부가 담당했던 기존 사건에 대한 선고를 마무리 짓는 법원의 관행상 이번 주가 고법의 사실상 마지막 선고기일이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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