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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는 '오케스트라 축구'

중앙일보 2014.02.05 00:25 종합 25면 지면보기
‘오케스트라 축구’.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의 2014년 슬로건이다. 2010년 K리그 준우승을 이끈 박경훈(53·사진) 제주 감독은 2012년 슬로건을 ‘방울뱀 축구’로 정했다. 서서히 빈틈을 노리다 독을 내뿜는 방울뱀 같은 축구를 하려 했지만 6위에 머물렀다. 2013년 뱀띠 해를 맞아 슬로건을 ‘킹 방울뱀 축구’로 업그레이드했지만 오히려 9위로 내려앉았다.


역습 중심 방울뱀 전략 버려
아침마다 교향곡 듣고 훈련

 4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박 감독에게 “이차만(64) 경남 감독의 ‘태풍축구’에 대항할 새 슬로건이 있느냐”고 물었다. 앞서 박종환(78) 성남 감독은 “파도 치듯 상대를 쓸어버리는 파도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고, 이차만 감독은 “태풍축구로 파도축구를 쓸어버리겠다”고 응수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해 제주에 근 100년 만에 가뭄이 왔다. 그래서 킹 방울뱀이 힘을 못 썼다. 새 슬로건은 오케스트라 축구”라고 선언했다.



 박 감독은 “오케스트라는 축구와 흡사하다. 단원들이 각기 다른 악기를 연주해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우리도 매끈한 앙상블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아스널 축구는 오케스트라 같고, 도르트문트 축구는 헤비메탈 같다”는 위르겐 클롭(47) 도르트문트 감독의 발언에서 영감도 얻었다.



제주는 도르트문트처럼 빠르고 터프하지 않지만, 아스널처럼 볼 점유율을 높이는 패싱 플레이를 펼친다.



 박 감독은 “요즘 아침마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G단조 1악장 등을 즐겨 듣고 있다. 회식자리 건배 구호도 ‘오~케스트라’다”며 웃었다.



 제주는 올 시즌 에스티벤(콜롬비아)과 드로겟(칠레)·알렉스(호주)·황일수 등 알짜배기들을 영입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박 감독은 “공약을 남발했다 달성 못 한 적도 있다. 올해 목표는 1승, 눈앞의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며 “홈 관중 2만 명이 넘으면 백발을 제주 상징색인 주황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은 현재 진행형이다”고 덧붙였다.



오키나와=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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