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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등 찍은 일본대사 협박 편지

중앙일보 2014.02.05 00:05 종합 18면 지면보기
동해 병기 법안의 처리를 막아 달라는 주미 일본대사의 협박은 먹히지 않았다. 버지니아주 하원 교육위원회는 3일 오전(현지시간) 티머시 휴고(공화) 의원이 발의한 동해 병기 법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8 대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동해법' 미 민주당 의원들도 찬성
버지니아 주지사 "서명하겠다"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사진)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는 지난해 말 민주당 소속인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주지사를 직접 만나 동해 병기 법안 처리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사사에 대사의 행동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인 만큼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3명의 의원만 반대했다. 의사당에서 결과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한인 교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등이 분수령이 됐다. WP는 지난달 30일 기사에서 동해 병기 법안을 놓고 버지니아주 공화당과 민주당이 찬반으로 갈라져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대사가 매컬리프 주지사에게 법안 반대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자 공화당 전국위원회가 사사에 대사의 협박과 매컬리프 주지사의 동조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판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싸움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부담을 느낀 매컬리프 주지사는 지난달 31일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동해 병기 법안은 6일 하원 전체회의만 통과하면 주지사 서명을 거쳐 정식 발효된다. 버지니아주 하원은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많다. 이에 따라 미 50개 주 중에서 처음으로 동해를 교과서에 병기하는 법안이 탄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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