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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① 노트 필기법 관련 책 8권

중앙일보 2014.02.05 00:05 강남통신 14면 지면보기
이번 주부터 책 소개 면을 신설합니다. 4주에 한번씩 한가지 테마를 정해 이와 관련한 도서를 조목조목 비교하는 지면입니다. 첫회에선 노트 정리 비법을 알려주는 책을 모았습니다. 새 학년을 앞둔 학생, 새해를 맞아 자기 계발을 계획하는 성인 남녀 모두 참고할 만합니다. 막연히 ‘공부해야지’ ‘운동해야지’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적고 실천에 옮기는 겁니다. 계획을 현실로 바꿔주는 노트 정리 비법을 담은 책 여덟 권은 교보문고 북마스터가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추천할만한 책 4권을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① 서울대 합격생 100인의 노트 정리법 (양현, 다산에듀, 1만2000원)



중고생이 성적 향상을 원할 때 볼만하다. 단순한 노트 필기법 설명이 아니라 공부법 책에 가깝다. 사실상 저자인 서울대 합격생 100인이 공부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노트 필기에 대한 갖가지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특히 노트 정리와 사고 활동의 관계를 밝힌 부분은 저절로 밑줄 긋게 만들 만큼 설득력이 있다. ‘노트 정리보다 생각 정리가 먼저다’ ‘노트 정리는 사고 과정을 메모해놓은 것이다’ ‘체계를 꿰뚫어야 노트 정리가 가능하다’ 같은 대목이 그 예다.



 노트 정리법을 제목으로 삼으면서도 ‘필기는 결코 목적이 아니다, 사고 과정이 목표’라는 말은 다소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공부 고수의 노트를 사진으로 보면 저자 의도를 파악하는 게 어렵지 않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는 “아, 이래서 서울대 갔구나”하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편집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큰 판형에 컬러 사진을 담아 우등생 노트를 꼼꼼하게 볼 수 있다. 성적 향상 과정에 따른 노트 필기 노하우를 책 중간중간에 눈에 잘 띄게 갈무리해둬 주목도를 높인 점도 칭찬할 만하다. 이 책 한권이면 새학년 공부 계획과 자신만의 노트 필기 방법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② 고1부터 준비하는 마법의 노트정리법 (김현구, 경향에듀, 1만3000원)



엄마와 자녀가 함께 보면 좋을 공부 입문서다. ‘배우는 과정에만 치중하고 정작 그걸 익히는 과정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트 필기를 통해 배운 내용을 내 것으로 충실히 만들어 가자’고 제안한다. 또 공부 마음 다지기, 수면, 아침 식사, 스트레칭 방법 등 공부 전후 과정까지 소상히 다뤄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일깨워준다. 공부할 준비가 안된 아이를 마구잡이로 책상 앞에 앉히려고만 하는 엄마라면 이 책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책 뒤 부록으로 ‘부모가 할 수 있는 부족한 2%, 엄마에게 부탁해’라는 코너를 통해 아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엄마가 알아야 할 팁도 정리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능 성적 올리는 방법도 담았다. 신문 사설과 칼럼을 요약하면서 비문학 독해 실력을 키울 수 있다거나 하는 지침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요약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지 않아 아쉽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는 짚었지만, ‘어떻게’가 빠져있다는 얘기다.



③ 공부생 노트필기 (최귀길, 마라북스, 1만4000원)



교사에게 권하고 싶다. 저자는 공부법 컨설팅을 16년간 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노트 필기법에 대해 이론적 정리와 맞춤 예시를 동시에 제시한다. 노트 필기를 서랍 정리에 비유하며,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최상의 자료를 만드는 작업이라 설명한다. 노트를 수평과 수직으로 나눠 칸마다 복습할 내용이나 보충 자료 등을 정리하는 위브(weave)식 노트법, 동그라미형 노트법 등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노트 방법을 설명하고 그림으로 활용 예시를 보여주는 것도 눈에 쏙 들어온다. 또 ‘교사의 설명을 자기만의 언어로 쉽게 바꾸고 자신이 이해하기 쉽게 재정리하라’ ‘노트 필기는 수업 전, 수업 중, 수업 후 그 방법이 달라진다’처럼 필기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게 풀이한 부분도 신뢰를 더한다. 한마디로 전문가다운 책이란 느낌을 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노트 필기에는 정답이 없다’며 ‘사람에 따라 자신만의 노트 필기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에서 설명한 내용은 참고사항일 뿐이란 거다. 전문적이고 신뢰를 줄만한 내용이라 교사가 보고 학생에게 필기법을 설명해주기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④ 하루 15분 기적의 노트 공부법 (와다 히데키, 파라북스, 9500원)



저자는 ‘낙서식 노트 필기법’을 추천한다. 기자가 취재원 이야기 받아적을 때처럼 교사 말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게 노트 필기의 첫걸음임을 강조한다. 수업 중에 키워드만 정리해서는 결코 성적이 오를 수 없다고 얘기한다. 이유는 ‘키워드만으로는 수업 정황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가 취재원에게 들은 구체적인 에피소드 하나를 가지고 전체 맥락을 잡고 글을 구성해가듯, 수업 중에 적어놓은 교사의 농담 한마디가 수업 내용을 통째로 떠오르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노트 필기법에는 저자 경험담이 있어 매우 구체적이다. 중고교 시절 하위권을 맴돌던 저자는 낙서식 노트 필기법을 통해 최상위 성적으로 뛰어올랐고 도쿄대 의대에 좋은 성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저자는 낙서식 노트를 1차 자료 삼아,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깨끗하게 정리한 2차 노트를 갖고 공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낙서 노트에서 어떤 것을 더하고 덜어 내서 2차 노트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 있다. 가장 중요한 노트 필기 노하우가 빠져 있는 셈이다.



 또 재활용지를 연상시키는 종이와 난삽한 편집이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어린 학생이 흥미를 갖고 읽기 어렵다. 하지만 대학생 이상 성인이라면 한번쯤 읽고 자기 계발에 활용할 수 있겠다.



그외



필기왕 노트정리로 의대 가다 (김현구, 동아일보사, 1만800원)

수능만점 비밀노트 (김현구, 경향에듀, 1만4300원)




의대 가고 싶어하는 중고생에게 선물할만한 책이다. 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수험생 시절 어떻게 노트정리 했는지를 밝혔다. 필기 초보자가 노트 필기에 실패하지 않기 위한 방법, 즉 수업을 성실히 듣고 교과서를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조언부터 참고서 고르는 기준과 예·복습시 적합한 필기법 등을 꼼꼼하게 짚었다. 성적 향상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노트 정리뿐 아니라 공부법 교과서로 삼을만하다.



 저자는 수능 만점을 위한 과목별 노트 필기법부터 공부량 많기로 소문난 의대에서 어떤 노트 필기로 공부에 효율성을 더했는지 등 경험담을 진솔하게 담았다. 필기 노하우는 물론 의사가 되기 위해선 공부를 얼마나 치열하게 해야 하는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노트필기 1등급 공부법Ⅰ(이주연 외, 웰북, 1만800원)

노트필기 1등급 공부법Ⅱ(강지현 외, 웅진웰북, 1만800원)




중고생 블로거의노트필기 노하우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공부 잘하는 또래 친구에게 직접 노트 필기법 전수 받는 느낌이다. 여러 명의 이야기가 한데 모아 있어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면 된다. 저자 노트를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는 예시 위주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블로그 글을 특별한 편집 없이 그냥 모아 놓아 겹치는 내용이 많다. 중구난방이라 집중해서 읽기 어렵다. 또 노트 필기의 의미와 맥락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필기하기 좋은 노트 고르는 법’ ‘필기에 좋은 펜 고르는 법’과 같이 사변적인 이야기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서점에 서서 한번 쭉 훑어보는 정도로 충분한 책이다.



정리=박형수 기자 , 도움말=심미향 숭의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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