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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줄이고 … 여수 기름유출 피해 더 키워

중앙일보 2014.02.04 00:34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시 낙포동에서 유출된 기름이 경남 남해군까지 밀려와 피해가 늘고 있다. 3일 경남 남해 유구마을 앞바다에서 오리 한 마리가 기름을 뒤집어쓴 채 날갯짓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에 따른 원유유출량은 애초 GS칼텍스의 추정치보다 200배 많은 16만4000L(820드럼)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GS칼텍스 측은 사고가 난 지 한 시간 가까이 지방자치단체와 해경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량 당초 추정치의 200배
사고 40분 넘도록 신고도 안 해
초기 대응 실패, 남해군까지 확산



 여수해양경찰서는 3일 오전 ‘유조선 우이산호 충돌에 따른 오염사건’ 중간수사 발표를 하고 “유조선이 여수시 낙포동의 GS칼텍스 원유부두의 대형 송유관을 손상시켜 원유와 나프타 등 16만4000L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직후 “GS칼텍스 측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누출된 기름의 양이 800L(4드럼)쯤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GS칼텍스 측은 이날 “현장 근무자가 소량 유출된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이 와전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바람에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해경은 당초 유출된 기름이 많지 않다고 보고 방제정과 경비정 등 선박 15대만 투입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하루 만에 기름띠가 여수 앞바다 전역으로 확산되자 뒤늦게 방제용 선박을 200여 척으로 늘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름띠는 10㎞ 이상 떨어진 경남 남해군 해역까지 퍼졌다. 해경 관계자는 “유출된 기름 양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GS칼텍스 측은 사고 발생 직후 곧바로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유조선 우이산호가 원유부두와의 충돌로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한 시각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 하지만 오전 10시5분쯤 여수항만청 연안해상교통관제소 측이 이를 처음 발견하고 해경에 신고했다. GS칼텍스 측은 “현장 인력이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해 수동으로 송유관 밸브를 잠그느라고 사고 발생 40여 분 뒤에 신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양환경관리법 제63조는 오염물질 누출 행위자는 즉시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어길 때는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원을 물리도록 돼 있다.



 해경은 이번 사고가 도선사의 실수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 김상배 서장은 “우이산호는 안전속도(2∼3노트)를 넘어선 7노트 속도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하려다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에 충돌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이 배는 부두를 150여m 앞두고 갑자기 왼쪽으로 30도가량 방향을 튼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도선사들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갑자기 방향을 튼 이유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와 해경은 해안까지 방제작업을 끝내는데 2주 정도 걸릴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문해남 해양정책실장은 “3일까지 여수시 신덕면 앞바다를 제외하고 기름띠를 거의 제거했다”며 “사고 선박 및 GS칼텍스 등과 보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여수=최경호 기자,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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