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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조폭 도피시킨 강력계 형사

중앙일보 2014.02.04 00:33 종합 12면 지면보기
'지명수배 중인 폭력조직 장안파 조직원의 도피를 도와주고 강력반 사무실에서 현금 다발을 받았다. 이리중앙동파 조직원과는 한때 같은 집에서 살았다.'


한 집서 '형님 동생' 사건 무마 척척
강력반 사무실서 500만원 받기도

'투 캅스' 같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다. 장본인은 서울 용산경찰서 강력팀 조모(40) 경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3일 장안파 행동대원 정모씨의 도피를 도와주고 이 과정에서 1600만원의 금품과 1000여만원 상당의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범인도피 등)로 조 경사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경사는 용산서에 근무하던 중 이리중앙동파 행동대원 A씨를 알게 됐다. 이후 2006년 6월부터 A씨와 한 집에 살면서 장안파 정씨 등과도 친하게 지냈다. 조 경사를 깍듯이 형님으로 모시며 접대한 정씨는 2007년께부터 각종 고소사건 처리, 노래방 단속무마 등의 청탁을 했다. 정씨가 사건 청탁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2008년 6월 초 용산서에서 지명수배됐지만 조 경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같은 달 중순 수배 중인 정씨를 용산서 강력반 2층 사무실로 불렀다. 체포하는 대신 "우리 팀 회식을 한 번 해야 한다"고 말해 현금 5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여러 차례 술접대를 받았다. 당시 조 경사는 정씨에게 "검문이나 음주에 걸리면 빨리 전화해라. 제주도가 검문이 심하지 않아 검거가 잘 안 된다"며 도피를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경사는 2010년 9월 제주도에 도피해 있던 정씨가 무릎인대를 다쳐 병원에 입원하자 다른 ‘조폭 동생’들과 위로 방문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경사는 "정씨와 어울려 술을 마시고 제주도를 다녀온 건 사실이지만 수배 중인 줄은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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