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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검찰 "의원이 체제 전복 노려" … 이석기 "RO 들어본 적도 없다"

중앙일보 2014.02.04 00:33 종합 12면 지면보기
검찰은 3일 이석기 의원(앞줄 오른쪽)에게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2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역사적 의미가 큰 만큼 자료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변호인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피고인들의 입장 장면 등 재판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왼쪽부터 이 사건의 변론을 맡은 이정희 통진당 대표. 이상호·홍순석·한동근 피고인. [사진공동취재단]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이 구형됐다. 3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다. 검찰은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국회의원임에도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집으려 했다”며 “반성 기미가 없고 재범 우려가 커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무거운 형벌을 요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징역 20년 구형 … 17일 선고 예정
"무기고 탈취 등 내란음모 요건"
검찰 구형 때 이석기 옅은 미소



 이 의원과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홍열(48) 통진당 경기도당 위원장, 홍순석(50)·김근래(47)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51) 경기진보연대고문, 조양원(51) 사회동향연구소 대표에게는 징역 15년 및 자격정지 10년, 한동근(47) 전 통진당 수원시위원장에게는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구형이 떨어질 때 이 의원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검찰은 “이 의원이 민혁당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사법부 배려로 감형에 특별사면까지 받았음에도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점, 다시 사회에 나가면 보다 은밀하고 치밀하게 체제 전복을 위해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을 운영할 것이라는 점 등으로 볼 때 엄벌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맞받아쳤다. 김칠준 변호사는 “RO의 실체가 날조됐다”고 말했다. “RO 조직에 대한 조직체계 및 강령 등이 모두 제보자 진술에 의존한 것으로 국정원과 공모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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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 끝 무렵 이 의원은 A4 용지에 적어 온 최후진술을 15분간 강한 어조로 읽었다. 그는 “검찰이 들어본 적도 없는 이른바 RO의 총책으로 (저를) 지목했다”며 “없는 것을 없다고 하는데 이를 증명하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을 전쟁 시기로 규정하고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는 내란음모 혐의 또한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2013년 봄을 매우 엄중한 정세라고 판단했지만 결코 전쟁 시기로 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 의원 등에 대한 재판은 지난해 11월 12일 시작해 3일까지 모두 45차례 열렸으며, 최종 선고만 남은 상태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



 선고에서 관건은 재판부가 내란음모 및 선동 혐의를 인정할 것인가다. 그 핵심은 ‘RO의 실체’를 재판부가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다. 고려대 하태훈(법학) 교수는 “재판부가 실체를 인정하면 유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다면 몇몇이 모여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것만으로 내란음모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O가 구체적으로 활동을 했으며, 내란 시기와 방법, 구체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대상을 확정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결심 공판에서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시기) 사제폭탄을 만들고 무기고를 탈취해(방법), KT 혜화지사와 경기도 평택시 유류저장시설(대상) 등을 공격하려 했다”고 검찰이 짚은 이유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또는 토론 중 격앙돼 개인적으로 한(사제 폭탄을 만들고 무기고를 탈취해) 의미 없는 얘기들”이라며 시기·방법·대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이날 검찰 구형에 대해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공정성과 중립성을 내던진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무거운 벌을 구형한 것은 헌법질서 준수를 통한 국가 정체성 확립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허영일 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재판부가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가감 없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수원=윤호진·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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