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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석기 재판, 법치주의의 전범 돼야

중앙일보 2014.02.04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내란 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어제 결심공판을 마치고 선고 절차만 남겨두게 된 것이다. 이 의원 등이 기소된 지 4개월 만으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어제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의원에 대해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 이 의원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 대해서도 징역 15년 등 중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이 의원은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국회의원임에도 오히려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따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 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특히 “지난해 5월 10일과 12일 RO(혁명조직) 비밀회합에서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이 내란 음모의 요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변호인단은 “이 의원 등은 한반도에서 미군에 의한 전쟁이 발발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내란음모 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다. 나아가 내란음모 및 선동죄가 성립하려면 실제 실행 능력과 함께 실행 준비가 있어야 한다. 검찰이 “지난해 5월 회합에서 서울 혜화동 KT 지사 등을 타격하자고 했다”고 제시한 반면 변호인단은 “혐의를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그간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증거와 자료, 진술을 놓고 유·무죄를 냉정하게 가릴 것으로 믿는다.



 현역 의원이 내란음모 및 선동 혐의를 적용받은 것은 초유의 일이다. 우리는 이 의원 수사와 재판 과정이 철저히 절차적 정의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판부는 그러한 요구가 재판 결과에 반영될 수 있도록 오로지 법률과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재판의 결론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판결이 사회 갈등과 반목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아니라 성숙한 법치주의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확인해주는 이정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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