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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일본 1박만 하고 한국행" … 미, 2박3일 일본 국빈방문 거절

중앙일보 2014.02.03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미국 정부가 오는 4월 버락 오바마(얼굴)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때 2박3일간의 국빈 방문을 요청하고 있는 일본에 “1박만 하고 한국으로 갈 방침”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일, 외상 미 보내 뒤집기 총력

 일본의 한 고위 소식통은 2일 “미국이 지난해 말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정권이 요구하는 대로 일본을 국빈방문(state visit)할 경우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국제사회에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방문이 추가될 경우 “일본 방문은 실무방문에 공식만찬을 일정에 끼워 넣는 ‘공식실무방문’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를 뒤집기 위해 오는 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소식통은 “일 정부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이후 국제적으로 몰리고 있는 외교적 상황에서 ‘여기서 밀리면 끝’이란 판단 아래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최종 확정되는 이달 말까지 총력 외교전을 벌인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방문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원론적으로 일본 방문을 원한다” 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의 후보국으로 한국·일본·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브루나이를 검토 중이며, 이 중 일부 국가는 당일치기 순방이 될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소식통은 2일 “동북아 3국(한·중·일)의 경우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순방한 바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브루나이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불참했기 때문에 이번 순방은 주로 동남아 국가에 집중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을 방문국에 넣다 보니 한국도 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일 정부는 기시다 외상의 방미 때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비롯,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후 일본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 부통령 측 관계자와의 접촉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신임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이 미국 방문 당시 미국 측의 싸늘한 반응을 접했기 때문이다. 당시 야치 국장은 케리 장관과는 1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인사만 나누었 다고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해 ‘1박 카드’를 내비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한·일 모두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 등 막판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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