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변호사 수 많다고 ? 미국 기준으론 'NO'

중앙일보 2014.02.03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클로노프 학장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 로펌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로스쿨 졸업생을 채용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한국 변호사 수가 ‘적정 수준’보다 많은가. 변호사 업계에선 ‘그렇다’고 주장한다. 사실 변호사 숫자가 늘긴 했다. 2005년 6997명이던 변호사 수는 지난해 1만4142명으로 늘어났다. 변호사 수는 늘었는데 경제 불황으로 일감이 줄면서 불법·탈법 유혹에 빠지는 변호사가 많아졌다. <본지 1월 3일자 12면>


루이스앤드클라크 로스쿨
로버트 클로노프 학장
환경법 전문 변호사 등 성장 여지
글쓰기 훈련, 로스쿨 공부에 도움

 그러나 외국 전문가는 이를 변호사 숫자의 문제로 보지는 않았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루이스앤드클라크 로스쿨의 로버트 클로노프(Klonoff) 학장은 한국에서 변호사 수가 너무 많다는 의견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 기준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클로노프 학장은 UC버클리(정치학·경제학사), 예일대 로스쿨(JD)을 졸업하고 미 법무부 직원, 로펌 파트너로도 일했다. 미국 톱5 집단소송 전문가이기도 하다.



 루이스앤드클라크 로스쿨은 미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법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이 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유명세를 치렀지만 사실은 환경법 부문에서 미국 최강자로 꼽히는 학교다. 클로노프 학장은 “환경 분야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로스쿨”이라고 소개했다. 동부 아이비리그의 로스쿨과 경쟁하기 위해 ‘환경’이라는 틈새를 집중 공략해 성공했다. 카카오의 이석우 공동대표도 이 학교 출신이다. 다음은 클로노프 학장과의 인터뷰 요지.



 -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결과 한국 변호사 수가 많아졌다는 시각이 있다.



 “그렇지 않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환경법 전문 변호사는 많지 않다. 환경법 분야를 발전시키면 그만큼 변호사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 환경법을 전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환경법은 아주 신나는 전공분야다. 우리가 들이키는 공기, 마시는 물과 밀접한 게 환경법이다. 40여 년 전 미국 최초로 환경법 과정을 개설한 것은 우리 학교다. 환경법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하버드·예일 입학 허가를 받고서도 루이스앤드클라크로 온다. 간판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필요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학교로 오는 것이다.”



 - 환경법을 전공하면 소득 측면에서 불이익은 없나.



 “로펌에 가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많은 졸업생들이 사명감 때문에 비정부기구(NGO)를 선택한다.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열정 때문이다.”



 - 미국 법체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꼽는다면.



 “미국이 소송을 좋아하는(litigious) 나라라는 것이다. 부작용도 있지만, 손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선 미국이 모델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 로스쿨 진학에 적합한 학부 전공은.



 “영문학·수학이 좋다고 보지만, 전공보다는 엄밀한 생각하기·글쓰기 훈련이 로스쿨 공부에 도움이 된다.”



 -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은.



 “이번 여름 우리 학교는 경제법·에너지법 전문 과정을 개설한다. 수업과 현장 실습을 모두 중시한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다. 공무원·교수·변호사 등 참가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지만 우선 한·중·일에 초점을 맞췄다.”



 - 중국에도 다녀왔는데.



 “반응이 뜨겁다. 상하이·베이징의 대기 오염 문제 때문이다. 푸단대(復旦大), 화둥정법대(華東政法大), 중국 최대 로펌, 정부관계자를 만났다. 모두 중국이 보다 발전한 환경법을 구비해야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글=김환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