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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원조로 교과서 공장 세운 한국 … 이젠 국민 모금으로 저개발국 문맹 퇴치

중앙일보 2014.02.03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민동석 사무총장이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펴낸 6학년 산수 교과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6·25전쟁 직후인 1954년 1월 30일에 창립한 유네스코(UNESCO)한국위원회가 ‘환갑’을 맞았어요. 유네스코 본부(프랑스 파리)의 원조를 받던 우리가 60년이 지난 올해부터는 국민 성금을 모아 저개발국가를 직접 도울 계획입니다.”


유네스코한국위 민동석 사무총장
"석굴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한몫"

 민동석(62)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2일 위원회 환갑을 자축하면서 새로운 활동 구상을 밝혔다. 그는 “개별 국가 위원회가 직접 모금에 나서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민 사무총장은 구체적으로 올해 기업·길거리 모금으로 50억원을 마련하겠다면서 “지원기금으로 아프리카·아시아 저개발국에 지역학습센터를 세워 문맹 퇴치와 직업훈련 교육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199개 유네스코 회원국 중에서 분담금 기준 13위 국가로 성장했다. 원조받던 한국이 60년 지나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했고 최근엔 네팔·부탄·파키스탄 등지에서 문맹 퇴치 교육을 하는 ‘세종 프로젝트’도 시동을 걸었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분야의 국제 협력을 위해 만든 유엔 전문기구다. 위원회는 유네스코 원조를 받아 54년 창립 첫해 서울 대방동에 교과서 공장을 세웠다. 6·25전쟁 직후 유네스코가 한국의 재건을 도운 대표적 사업이었다. 반기문(70) 유엔 사무총장은 2012년 유네스코 파리 본부를 방문해 책을 기증하면서 “유네스코가 만들어 준 이 책들로 공부한 덕분에 오늘날의 한국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위원회는 석굴암(95년)·조선왕릉(2009년)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뿐 아니라 훈민정음(97년)·난중일기(2013년) 등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건수(11건)는 아시아 1위, 세계 5위다.



 민 사무총장은 “석굴암은 한국위원회가 세계적인 문화재 보수 전문가를 초빙해 3년간 보수·복원한 끝에 유산으로 등재시켰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개발국의 기록 유산을 발굴·등재하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위원회는 북한에 2002~2009년 교과서 인쇄 시설·용지를 지원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전신인 청년해외봉사단을 89년에 창설한 것도 한국위원회였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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