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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으로 '아파트 쇼핑' … 경매 법정에 주부들 북적

중앙일보 2014.02.03 00:05 경제 5면 지면보기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경매2계. 서울·수도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법원경매장인 이곳엔 아이를 업은 주부에서 백발 노인까지 300여 명이 몰렸다. 200개가 넘는 좌석이 꽉 차고 입구까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서울 삼성동 롯데아파트 84㎡형(이하 전용면적)은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감정가(8억원)의 92%인 7억369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에 참여한 백모(55·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90만원 차이로 안타깝게 놓쳤다. 경매를 활용하면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 보증금에 조금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어 다른 물건에도 계속 응찰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값 회복 기대감에 매력 커져
지난달 말 평균 경쟁률 7.6대 1
입찰 전 시세·권리관계 확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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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뜨겁다. 경매법정엔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치솟고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집값이 회복세를 타면서 시세와 감정가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경매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옥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7.6명으로 1년 전(5.5명)보다 늘어났다. 경매물건당 경쟁률이 평균 7.6대1인 것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말 82.6%로 5개월 만에 5.1%포인트 상승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89%)은 같은 기간 5.3%포인트 올랐고, 전용 85㎡ 초과 중대형(78%)도 4.7%포인트 상승했다. 낙찰가율이 오르면서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해 1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은 전체의 0.9%에 불과했지만 1년 새 5%로 껑충 뛰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중소형(7.4%)은 같은 기간 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27일 경매에 부쳐진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태영데시앙1차 84㎡형은 감정가(3억5000만원)보다 1300여만원 비싼 3억6294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경매시장이 활황을 맞은 데는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13% 올랐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상승세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개 감정가는 경매에 나오기 6개월 전에 책정되는데 그간 집값이 올라 감정가 수준에 낙찰해도 시세보다 저렴한 셈”이라고 말했다.



 취득세 영구 인하, 초저금리 공유형 모기지 대출 등으로 집 사기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서 비싼 전셋집 대신 경매로 시세보다 싸게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낙찰가율이 계속 오르고 있어 고가 낙찰을 조심해야 한다. 집값이 오르고 있지만 반드시 입찰 전에 현재 시세를 확인하고 감정가와 비교한 후 입찰가격을 정해야 한다.



등기부등본·건축물관리대장 등을 통해 권리관계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최근 전세보증금과 대출금이 집값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명도가 쉽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한번 유찰된 경매물건의 입찰보증금은 응찰액의 10%가 아닌 20%라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입찰표 작성 시 입찰가액을 수정한 채 제출하며 무효 처리되므로 반드시 새 종이에 작성해야 한다. 또 실제로 재산권을 넘겨받기까지 절차가 복잡하므로 실수요라면 입주예정일까지 기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최현주·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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