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교안·이정희, 통진당 해산 싸고 격돌

중앙일보 2014.01.29 00:47 종합 4면 지면보기
28일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청구 첫 공개변론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왼쪽)은 피청구인석으로 가 통진당 변호인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늦게 입장한 이정희 통진당 대표와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다. [김성룡 기자]·[뉴스1]


“통합진보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의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결국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황교안 법무부 장관)

헌재 위헌정당 심판 첫 공개심리



 “독재의 첫 징표는 야당의 활동을 방해·금지하는 것이다. 통진당 해산 청구는 노동자와 농민 등 서민의 참정권을 박탈하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다.”(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건국 이래 처음 제기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소송의 첫 심리가 28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청구인인 정부 측 대표 황 장관과 피청구인인 통진당 측 이 대표가 격돌했다. 이들은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 위헌성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황 장관은 “통진당 핵심 세력인 (이석기 의원의) RO는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라 내란을 음모해 대한민국을 파괴·전복하려 했다”며 “통진당의 이런 북한 추종성은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라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당의 기본 노선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사실과 다른 증거로 왜곡에 왜곡을 거듭하는 정부의 태도는 독일 나치의 괴벨스 선전부 장관의 태도와 같다”며 “정당해산 청구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급격히 후퇴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황 장관은 5분여간 차분히 청구 취지를 설명한 반면, 이 대표는 20여 분간 정치인 특유의 감성적 접근을 구사했다.





 대리인들의 공방도 매서웠다. 정점식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TF팀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은 통진당 이념과 활동의 위헌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국민을 분리하는 ‘민중주권주의’ 주장 ▶사회주의적 성격의 ‘민중중심 자립경제 체제’ 주장 등과 RO 사건 등을 들었다.



 전날 언론중재위원장직을 던지고 대리인으로 합류한 권성 전 헌법재판관은 통진당과 진보적 민주주의를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했다. 지팡이를 짚고 나온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가처분을 통해 정당보조금 지급을 금지하고 소속 의원들의 직무활동을 정지해 트로이의 목마가 성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진당 활동을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에 빗대기도 했다.



 이에 맞서 통진당 측 대리인 김선수 변호사는 “이 소송이 ‘국정원 스캔들’을 덮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억압하는 신공안정국 조성 의도로 진행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통진당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의 입장이나 정책과 다른 주장에 불과한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 통일방안, 평화협정 체결 등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변론에선 통진당 전신인 민노당 최규엽 강령개정위원장이 2011년 정책당대회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하며 “공산주의라는 말만 안 했지 (강령에) 다 들어가 있다”고 말한 부분(본지 1월 28일자 10면)이 쟁점이 됐다. 이날 정 팀장과 권 전 재판관은 통진당 위헌성의 중요한 근거로 이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원고에 없던 말을 직접 써넣어 “당시 그 발언은 ‘공산주의 하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을 전제로 한 것이며, ‘강령 개정안에 인간 해방이란 문구가 들었으니 공산주의자라도 동의해 달라’는 설득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헌재는 다음달 18일 오후 2차 변론기일을 열어 참고인 진술을 듣기로 했다.



글=이가영·노진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