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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주인 국민이 느끼는 행복 국정 최우선 목표 삼는 건 당연

중앙선데이 2014.01.25 23:50 359호 4면 지면보기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행복을 이야기하고 꿈꿔왔지만, 근래 들어 그 빈도와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소득이나 재산과 같은 경제적 변수들이 행복한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늘리는 데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수입이 늘어날수록 더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왜 행복도 조사인가

 행복을 개인의 관심사가 아닌, 국정의 목표로 삼는 것이 적절할까. 이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정부가 최대한 많은 국민들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게 되면, 소수자의 인권이나 평등과 같은 가치를 소홀히 할 수 있다. 또 국민 전체에게 필요한 공공재가 과소 공급되거나 공유지가 훼손될 위험성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둘째, 행복이 추구할 만한 가치라고 하더라도 정부가 과연 이를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행복은 개개인의 과거 경험과 배경에 따라서, 또 기분에 따라 그 상태나 수준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이토록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감정인 행복을 실제로 정부가 증진시키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것이 가능한 것처럼 국민행복을 정치적 슬로건으로 삼아 오히려 중요한 가치를 호도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비판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행복을 국정목표로 삼아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우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주인인 국민이 추구하는 행복, 그것을 국정의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그동안 국민행복보다는 경제성장이나 국가안보 등을 국정운영의 핵심 목표로 삼아왔다. 그 결과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은 이루었지만,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행복도는 2012년 전체 156개 조사 대상 국가 중 56위, 그리고 2013년도 41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따라서 헌법정신에 맞게 국민행복을 국정목표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국민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제 노력의 시작은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를 측정하는 일이다. 행복도가 측정되면, 과거에 비해서 개선이 되고 있는지, 어느 지역, 어떤 계층이 더 행복한지 등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 아울러 어떤 요인이 행복에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유엔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그리고 미국 등 여러 나라들이 행복도를 조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간 국내에선 직장인 행복도나, 학생 행복지수처럼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한 행복도 측정은 있었으나,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행복을 측정한 경우는 없었다. 본 연구는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주민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의 크기를 측정, 국민행복 증진을 위한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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