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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위기 때 은행 체질 개선 … 터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중앙선데이 2014.01.26 01:10 359호 20면 지면보기
신흥국 외환위기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는 터키. 이곳 3대 증권사 중 한 곳인 이쉬(İş) 인베스트먼트의 셰르하트 구르레옌(Sherhat Gurleyen·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불안으로 당분간 터키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터키는 2001년 외환위기를 통해 체질을 개선한 만큼 국가부도 사태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흥국 위기, 현지에선 어떻게 보나

-터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강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터키의 경제 상황이 지난해 6월 Fed의 양적완화 축소 선언 이후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터키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인 건 사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뭔가.
“집권당을 둘러싼 정치 스캔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문제다. 최소한 총선이 끝나는 3월까지는 여러 지표가 흔들릴 걸로 본다. 그러나 터키를 ‘불안한 5개국(Fragile 5)’으로 분류하는 건 찬성할 수 없다. 터키는 면역력이 있는(resilient) 나라다.”

-터키는 F5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히지 않나.
“그건 터키 경제를 자세히 몰라 하는 말이다. 터키는 2001년 외환 위기를 겪은 뒤 은행 체질을 강화했다. 당시엔 은행이 여럿 부도나며 경제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줬지만 지금은 주요 은행들이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성장세도 견고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금융 시장에 충격이 오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터키는 3.7% 성장했다. 실물 경제는 끄떡없다.”

-하지만 외화 의존도가 너무 높다.
“터키가 외채에 의존해 성장한 건 맞다. 하지만 전체 외채에서 정부가 빌린 부분은 15~20% 남짓이다. 나머지는 터키 기업이 거래 은행을 통해 빌린 거다. 경제 충격이 커지더라도 터키 은행에 자금 조달 여력이 있는 한 기업은 부채 만기 연장(roll over)을 할 수 있다. 터키 은행과 기업은 아직 신용도가 좋다. 그래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최근 통화 가치도 폭락하고 있는데.
“통화 가치 하락은 거꾸로 해결책(solution)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리라가 약세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줄었다. 수출 등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통화 가치 약세를 동반한 성장이 강세를 동반한 침체보다 낫다.”

-정부가 통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단 건가.
“터키 통화 정책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게 성장이다.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리라 약세를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경제 불안감은 크지 않나.
“아직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기업이 망하거나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없으니까. 최근에 우리 회사가 기업인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대다수가 이번 충격으로 경기가 둔화(slow down)될 거라 봤지만 경착륙(hard landing)할 거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 자금이 언제쯤 돌아올 거라 보나.
“쉽게 돌아올 거란 생각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터키가 점점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되는 건 분명하다. 터키 10년 국채 이자가 10.2%로 올랐다. 터키 경제가 그 정도로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만간 투자 매력도가 부각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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