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 원장 장점 살려 세심하게 환자 모셔야죠

온라인 중앙일보 2014.01.26 01:24



부부 병원장 된 김안과병원 김용란 원장

서울 영등포 김안과병원 앞엔 ‘동양 최대의 안과병원’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1962년 개원 이래 누적 외래환자 건수가 1200만 건. 지난해만 외래환자 건수가 39만여 건. 수술 건수가 2만3000여 건에 달한다.



새해 들어 김희수(건양대 총장) 이사장의 둘째 딸인 김용란(52) 건양대 교수가 이 병원 7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신임 김 원장은 “병원의 덩치가 커지면서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주변에서 들었다”며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하란 의미로 병원에서 나를 부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3년 임기를 시작한 김 원장은 병원이 문을 연 1962년에 태어났다. 그의 남편인 김성주 교수도 김안과병원 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국내 의료계에선 보기 드문 ‘부부 병원장’ 기록이다.



남편은 김 원장의 연세대 원주의대 1년 선배다. 두 사람의 인연은 남편이 고교 3학년이던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촌에 살던 김 교수는 노량진에 있는 대성학원에 다녔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김안과’란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던 그는 “얼마나 큰 의원(당시 의원)이길래 정류장 이름으로까지 사용된 것일까”라고 궁금해했다고 한다. 이어 “김안과에 딸이 있으면 장가가면 좋겠네”라며 당돌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듬해 의대에 입학한 김 교수는 의예과 1학년 때 유급했다. 하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다음해 김용란 원장이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두 사람은 같은 실습 조였다. 사귀기 시작한 지 2~3년이 지난 본과 3학년 때 김 교수는 상대가 김안과병원 원장의 딸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두 사람은 레지던트 2년차 때 결혼했다. 남편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다 2002년 김안과병원으로 옮겼고 2006~2009년 아내보다 먼저 병원장을 맡았다.



-취임 일성(一聲)이 무엇이었나.

“‘잘 듣겠습니다’였다. 여자 원장이란 장점을 십분 살려 환자들을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직원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고 싶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환자들도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어떻게 직원들을 행복하게 할 생각인가.

“직원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입원 환자들에게 주의사항 등 똑같은 얘기를 늘 반복해야 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하더라. 환자들에겐 요점만 설명하도록 하고 세세한 얘기는 성우 목소리로 녹음한 MP3나 헤드셋을 통해 듣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직원들에게 점심시간이 기다려지도록 만들고 싶다. 병원 식당에 샐러드 바를 마련해주고 싶다.”



-환자들에겐?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데 힘쓰겠다.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오히려 계속 대기시간이 늘어난 것 같다. 환자들이 병원에서 무료하게 기다리지 않도록 커피숍처럼 진동 벨을 드리거나 병원 곳곳에 TV 모니터를 설치해 자신의 앞에 몇 분의 환자가 대기 중인지를 계속 알려줄 생각이다. 그런데 이거 영업비밀인데….”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봤다고 하던데.

“적자는 아니다. 외래 환자 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안과 분야에서 백내장의 포괄수가 제도가 시작되고 불경기가 겹치면서 병원 경영이 힘들어졌다.”



-환자가 줄면 보통 라식·안검성형 등 건강보험 비(非)급여 시술 비중을 높이던데.

“환자의 눈 건강이 먼저다. 환자가 라식 수술을 원하더라도 검사 뒤 조건이 안 되면 설명해서 돌려보낸다. 라식 수술 대상자를 확정하는 ‘커트라인’이 높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 유학 중인 20대 여대생이 우리 병원에서 라식 수술이 가능한지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라식이 가능한 눈 상태였지만 출국일이 3주밖에 남지 않아 졸업한 뒤 다시 오라고 권했다. 라식 수술 뒤엔 한 달 이상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우리 병원은 남아 있는 각막 두께가 320㎛(마이크로미터=1/1000㎜)는 돼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환자를 많이 놓쳤다(웃음). 지금은 라식 수술 대상인지 결정할 때 두께의 개념이 희박해졌고 각막의 모양 등을 중시한다.”



-환자 입장이 돼 본 적이 있나.

“한 달쯤 전에 어깨가 많이 아파 병원 인근의 정형외과를 찾아간 적이 있다. 환자로 진료를 받아보니 ‘이런 부분은 왜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지’ ‘시술하는데 왜 손 소독제를 바르지 않지’ 등 문제점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 병원 의료진에게도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이 돼 자세히 설명해 주도록 당부할 생각이다.”



-김안과병원의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안과 질환에 관한 한 A에서 Z까지 모두 다룬다는 것이다. 약 40명의 안과 전문의가 저(低)시력부터 의안(義眼)·각막이식에 이르기까지 안과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안과도 전문 분야가 많은데, 다양한 전문의사의 합동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인 눈 건강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흔들리는 곳에선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게 좋다. PC와 스마트폰은 눈 건강의 적이다. 10년 전에 라식 수술을 받은 30대 중반의 여성 환자를 진료했는데 최근 갑자기 시력이 0.3 정도로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유를 캐봤는데 친구들과 3개월간 카카오톡으로 밤새워 가며 ‘애니팡’(모바일 게임)을 한 것이 원인이었다. 겨울방학이 지난 뒤 눈 상태나 시력이 훨씬 나빠져 병원을 찾는 아이들도 많다. 춥다고 집에서만 지내며 야외 활동을 게을리한 탓이다. 히터나 에어컨을 틀면 실내가 건조해지는데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은 물론 시력도 나빠질 수 있다. 히터나 에어컨의 열기와 냉기가 가급적 눈높이보다 낮은 쪽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오피니언리더의 일요신문 중앙SUNDAY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아이폰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아이패드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 폰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 탭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앱스토어 바로가기중앙Sunday Digital Edition 구글마켓 바로가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