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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명 사면 … 기준은 초범·과실·생계형

중앙일보 2014.01.25 00:38 종합 8면 지면보기
다음 주 설을 맞아 단행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사면은 대규모가 아니라 최소한의 생계형 민생사범에 대한 특별사면의 형태로 이뤄진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 대상자는 초범과 과실범(‘고의범’의 반대) 중심으로 6000명 선이다. 이는 역대 정부의 사면권 남용을 줄기차게 비판해 온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사면권 남용은 안 된다" 의지
농어민·중소기업인 등 대상
28일 국무회의 확정 뒤 발표

 청와대와 법무부는 설 연휴 직전인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사면안을 확정한 뒤 사면 대상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대상자는 29일 석방된다.



 과거 정부 때 특별사면은 대부분 대규모로 이뤄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420만 명을 사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6월 취임 100일을 맞아 특별사면·감형 150여 명, 282만여 명에 대한 운전면허 제재 등 행정처분 특별감면을 단행했다. 횟수도 잦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9차례 사면을 단행했고 이 전 대통령은 모두 7차례 사면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지난 22일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는 범죄 혐의와 남은 형기, 초범과 과실 여부 등의 요건을 엄격히 정해 대상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순수한 생계형 범죄자로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수업 종사자, 농지법·수산업법·산림법 등을 위반한 농어민 등이 사면의 혜택을 입게 됐다. 기업인 중에선 불가피하게 부도를 낸 중소기업인이나 죄질이 무겁지 않은 건축업자 등이 포함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24일 “박 대통령은 재작년 대선 후보 때 ‘대통령 사면권을 분명하게 제한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번에도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범죄를 제외하고 순수 서민 생계형 범죄에 대한 특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면심사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면의 규모와 대상은 사면권자인 대통령과 상신권자인 법무부 장관이 권한 행사를 스스로 자제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면심사위는 선정 과정에서 일단 살인죄와 성범죄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5년형 이상을 선고받은 사람은 제외했다. 정치인이 대부분인 선거법 위반자, 대기업 총수들이 주로 해당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위반자, 공무원들이 많은 뇌물죄 복역자도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또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벌금형 전과자들도 아예 뺐다. 특히 상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사면되는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최종 판결 확정 후 최소 3개월이 지난 경우만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면 대상자 중 잔형 면제자는 모두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마친 자로 한정했다. 감형 대상은 형기의 2분의 1 이상을 마친 경우 잔형의 2분의 1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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