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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판 도가니' 교육부가 다시 징계

중앙일보 2014.01.25 00:35 종합 8면 지면보기
‘부산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부산맹학교 장애 여학생 성추행 사건 관련자들에게 부산시교육청(교육감 임혜경)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자 교육부가 제동을 걸었다. 징계 수위가 너무 낮은 만큼 교육부가 직접 재심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성범죄 연루 교사의 절반 이상이 그대로 학교에 남아 학생을 가르치는 등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성 비위 연루 교사는 물론 이를 은폐하려는 학교 관계자도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본지 1월 21일자 1·12면, 22일자 12면, 23일자 12면>


가해교사와 옹호한 교장 등 시교육청 징계 미흡 판단
"직접 재심사해 엄정 조치"

 교육부는 24일 부산시교육청의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 관련자 징계의결 결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교육감이 교육부에 재심사를 청구하라고 요청했다. 이 절차를 통해 교육부가 징계 수위를 높여 재의결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부산시교육청이 이런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 예산지원을 동결하는 등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 특별감사를 벌여 해당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 등 12명을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1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교육부가 파면을 요구한 가해 교사에 대해 해임 처분을 내렸다. 또 성추행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해 교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모 특수학교 교장과 사건을 은폐한 교육청 장학관·장학사 등 세 명에 대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리는 등 교육부의 징계 요구보다 수위를 낮췄다. 교육부 이현준 감사총괄담당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시교육청이 관련자들을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고 교육부의 특별감사에 대해 이의신청도 없었는데 시교육청이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유감”이라며 “4명을 재심사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의 징계 결과에 대해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 대책위원회도 “당연히 파면돼야 할 성폭력 관련 교사를 비위 정도가 약한 해임으로 처분했다”며 “감시·감독 의무가 있는 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등 조직이기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파면이나 해임 징계를 받으면 교원 자격이 박탈되는데 파면은 5년 동안, 해임은 3년 동안 공직 재임용이 금지된다. 파면되면 해임에 비해 퇴직금도 훨씬 적게 받는다.



 부산맹학교 가해 교사는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시각장애 여학생 4명을 끌어안고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는 등 일곱 차례에 걸쳐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맹학교 측은 가해 교사를 상대로 조사하거나 추가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수사기관 등에도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범죄 연루 교사가 계속 학생을 가르친다는 언론 보도 이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교사는 사안이 가벼워도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과 같은 취지로 부산맹학교 징계 재의결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천정국 교육국장은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 징계 결과에 대해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교육부가 우리 교육청에 재심사 청구를 요청한 만큼 법률적인 부분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심사숙고해 최종적으로 교육부 특별징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탁·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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