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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병기 법안 막으려 나섰다가, 머쓱해진 주미 일본대사

중앙일보 2014.01.25 00:27 종합 10면 지면보기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동해 병기 법안을 막기 위해 주미 일본대사가 직접 나섰다. 강 건너에서 지켜보다가 재미 한인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마침내 법안이 통과될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방어 작전에 나선 격이다.


버지니아 주지사 찾아가 로비
긴급 수정안 결국 압도적 부결

 사사에 겐이치로(사진) 주미 일본대사는 버지니아주 의회 상원 전체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22일(현지시간) 리치먼드에서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났다. 명목은 지난해 말 치러진 주지사 선거의 당선 축하 인사였다. 매컬리프 신임 주지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민주당 출신 인사다.



 하지만 사사에 대사의 면담 목적은 하루 뒤인 23일 드러났다. 당초 동해 병기 법안을 지지해온 도널드 매키친 주 의회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갑자기 동해 병기 법안에 반대하는 수정안을 냈다. 매키친 원내대표는 매컬리프 주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사사에 대사가 매컬리프 주지사를 만나 동해 병기 법안의 처리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사관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대형 로펌을 동원해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로비 활동을 해왔다.



 결론적으로 말해 사사에 대사의 노력은 매키친 의원의 긴급 수정안 제출까지만 효력을 보였다. 23일 오후 열린 상원 전체회의에서 동해 병기 법안은 찬성 31표, 반대 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매키친 의원의 수정안은 부결됐다.



문제는 워싱턴 주재 주미 일본대사까지 직접 나선 만큼 동해 병기 법안의 앞날이 순탄치 않게 됐다는 점이다. 일본 측의 전방위 로비가 예상되는 하원 표결 과정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연방 의회가 아닌 버지니아주 의회 차원의 동해 병기 법안 건이 한·일 양국 간 외교 역량을 건 큰 승부로 확전된 셈이다. 하원 표결은 다음 주 열린다.



 한편 제임스 줌왈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일본이 한국 등 이웃 국가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충고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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