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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없는 검사 스캔들, 엉터리 검증장치 손봐라

중앙일보 2014.01.25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검사들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사들이 ‘공익의 대표자(검찰청법 제4조)’에 걸맞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문제 소지가 있는 검사를 걸러내는 여과장치를 제대로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



 검찰은 지난 22일 춘천지검 전모 검사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가 공갈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예인의 부탁을 받고 의사를 협박해 돈을 받아냈다는 기소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사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문제는 이러한 일탈이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는 데 있다. 2010년 ‘그랜저 검사’에 이어 2011년 ‘벤츠 여검사’ 사건이 터졌다. 2012년 11월에는 부장검사 뇌물 수수 사건과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성(性) 검사’ 사건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검찰총장이 사퇴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법무부가 검사 적격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법무부는 적격 심사 주기를 현재의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올 상반기 국회에 제출하고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비리 검사를 영원히 퇴출시키겠다”며 공약으로 제시했던 내용이다. 따라서 법무부는 조속히 법안 내용을 확정해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만 검사 적격 심사를 강화한다고 해도 검찰 수뇌부의 굳은 의지 없이는 ‘종이호랑이’에 그칠 뿐이다. 실제 2004년 적격 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적격심사위원회를 거쳐 면직된 사례는 없었다. 심사위원회에 오르기 전에 조용히 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온정주의적 자세로는 검사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검찰 조직을 바로 세울 수도 없다. 적격 심사 주기를 단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격한 자격 검증과 감찰을 통해 문제 검사를 퇴출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조직 외부엔 칼날 같고 내부엔 부드러운 이중성을 버리지 않는 한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는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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