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카오 게임은 자랑 아닌 넘어야 할 산이다

중앙일보 2014.01.23 00:01 경제 5면 지면보기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는 “카카오 모델은 해외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MWC 기조연설에서 카카오의 경험을 소개한다. [안성식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만든 생태계에서 1조원짜리 시장이 생겼다. 모바일 게임 유통 채널 ‘카카오 게임하기’가 지난 20일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단일 모바일 게임 플랫폼에서 1조원 매출이 생겼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게임 매출 1조 이석우 카카오 대표
직원 500명 우리는 아직 벤처 … 게임부문에 쏠린 매출 극복할 것
동남아서 네이버 라인과 격전 중, PC웹서 네이트온 제치고 1위



 최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카카오 사무실에서 이석우(48) 카카오 공동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메신저와 게임이 결합한 카카오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의 70% 이상을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계의 허브다. 안드로이드폰의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 20위 게임 중 19개가 카카오를 통해 출시된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 94%가 쓰는 카카오톡을 거치지 않고서는 대박 게임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카카오를 계기로 순식간에 게임산업의 판도가 PC에서 모바일로 바뀌었다”며 “예전엔 모바일게임이 돈 안 되는 게임이었지만 요새는 하루 매출 10억원씩 되는 게임들이 카카오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톡으로 연결된 지인들과 게임 성적을 공유하고 경쟁하며 아이템을 주고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핵심 기능이 카카오 게임하기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다운로드 2000만 건을 돌파한 애니팡의 소셜 기능은 이젠 전 세계 모바일게임의 특징이 됐다.



 카카오가 깐 멍석에 사람이 모이고 돈이 흐르면서 모바일 게임 산업의 파이도 커졌다. 하루에 카카오에서 다운받은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은 1200만 명.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10조7000억원)의 11.3%를 차지한 모바일 게임은 전년 대비 54% 성장하며 전체 성장(9.9%)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우리는 직접 게임을 만들지 않고 소비자와 중소 게임업체를 연결해 주는 모델로 게임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내년 5월 국내 증시 상장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기업 가치를 최소 3조원에서 최대 6조원으로 평가한다. 이 대표는 “상장 전까지 우리가 견고하게 성장할 기업이라는 점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면 카카오 게임하기는 자랑거리가 아니라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대표도 “저희 매출이 게임하기에 편중돼 있고, 네이버 라인에 비해 성장세가 잘 안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직원 500명인 카카오는 네이버 등에 비하면 여전히 벤처”라며 “기민하게,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4000원짜리 스타벅스 카페라테 한 잔에서 출발한 카카오 선물하기는 100만원짜리 스와로브스키 보석 선물세트를 주고받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며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카카오의 숙제다. 현재 카카오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네이버 라인과 격전 중이다. 이 대표는 “현지의 문화에 완전히 녹아 들어가는 현지화가 우리의 전략”이라며 “오렌지색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카카오가 오렌지색으로 옷을 바꿔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사용자가 1300만 명을 넘었다. 한편 22일 카카오는 PC 기반 웹메신저 시장에서 네이트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글=박수련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