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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신문고] 꼭꼭 숨었다 정부대구청사

중앙일보 2014.01.22 00:51 종합 17면 지면보기
김길현(36·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는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만 떠올리면 화가 난다. 며칠 전 지하철을 타고 보훈청을 찾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하철 대곡역에서 내려 오르막길을 30여 분 걸으며 청사를 찾았다. 역에서 1㎞쯤 떨어져 있었고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도 보이지 않아 혼이 났다”고 말했다.


이정표가 안 보여요 … 대구 김길현
청사 500m 밖에는 전무
민원인들 헤매기 일쑤

 2012년 11월 문을 연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면적 4만6949㎡·사진). 1년3개월이 지났지만 김씨처럼 합동청사의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대곡동 대구수목원 옆(하암로 301)에 위치한 합동청사에는 대구지방 국세청·보훈청·환경청 등 10개 외청이 모여 있다. 청사를 찾는 민원인만 하루 500명 이상이다.



 기자가 20~21일 합동청사 주변을 돌아봤다. 지하철 대곡역에서 청사까지 길을 알고 가도 김씨 말처럼 20분 이상 경사진 길을 걸어야 했다. 청사 위치를 모르는 채 길을 물어 가면 30분 이상은 족히 걸릴 거리였다.



 시내버스도 없었다. 버스가 없는 지역을 연결하는 개념인 달서구 지선버스(달서2번·3번) 2대가 합동청사 앞으로 다니는 게 대중교통의 전부였다.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자동차로 합동청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청사 반경 3㎞ 안에 있는 도로 이정표 43개를 점검한 결과, 합동청사 위치를 표시한 곳은 청사 주변 500m 안에 있는 이정표 5개뿐이었다. 이마저도 다른 지명 밑에 쓰여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합동청사에 어떤 기관이 입주해 있는지 표시한 안내판이나 이정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건설업을 하는 이형석(39·중구 대봉동)씨는 “합동청사를 가기 위해 지나치는 중구→남구→달서구 등 대구 주요 도심 길목 어디에도 ‘시청’처럼 청사 위치를 표시한 이정표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사를 관리하는 안전행정부도 대구시 등에 접근성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청사관리소 정학진 주무관은 “찾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있어 대구시에 이정표 추가 설치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심 외곽에 왜 합동청사가 들어서게 된 걸까.



 안전행정부 정부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청사가 이 자리에 들어선 배경은 땅값 때문이다. 당초 안행부는 청사를 중구나 수성구에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3.3㎡(1평)에 평균 600만원이 넘는 비싼 땅값이 걸렸다. 결국 대구시의 안내를 받아 중구나 수성구에 비해 50% 이상 땅값이 싼 현재의 자리로 위치를 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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