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천시민 탄원해 짓게 된 병원, 인근 병원들 "막아달라" 탄원

중앙일보 2014.01.22 00:41 종합 17면 지면보기
경기도 부천에서 대형 병원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가천길병원이 원미구 상동에 10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짓겠다고 하자 다른 대형 병원들이 “그러잖아도 병원이 포화상태인데 과열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환자 유치 과열경쟁 우려

 가천길병원은 200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원미구 상동에 2만3400㎡의 병원 부지를 사들였다. 그러나 토지가 자연녹지로 분류돼 용적률 80% 기준을 지켜야 했다. 이에 길병원은 “큰 병원을 지을 테니 주거용지로 바꿔 달라”고 2002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부천시에 요청했다. 주거용지가 되면 용적률이 400%로 늘어 큰 병원을 지을 수 있다.



 부천시는 이 같은 요구를 거절했다. 이로 인해 땅은 공터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가천길병원이 종합병원 신축 계획서를 내면서 재차 부지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부천시는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부천시 박현섭 도시계획과장은 “인근 주민 1만3000명이 서명을 해 병원을 지어달라고 탄원했다”며 “지역 발전 등을 고려해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혜 의혹을 막기 위해 부지 용도변경에 따른 병원 재산가치 상승분 200억원은 시가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현재 경기도에 부지 용도변경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주변 대형 병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가톨릭대 부천 성모병원 등 5개 병원은 경기도와 부천시에 공동 명의로 “병원 설립을 승인하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부천의 인구 1만 명당 병상 수가 59개로 인천(48개)·경기(44개)보다 많은데 또 대형 병원이 생기면 지나친 경쟁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천의 1만 명당 병상 수는 인근 김포(44개)나 시흥(29개)에 비해서도 많다. 그러나 서울(80개)보다는 훨씬 적은 상황이다.



 명지대 조동근(경제학) 교수는 “병원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 질이 높아진 다”며 “ 병원들이 지나친 경쟁을 걱정해 신규 병원 설립을 가로막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최모란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