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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대간 주택 전쟁을 풀려면

중앙일보 2014.01.22 00:16 종합 29면 지면보기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주택값은 맥을 못 추고 있고, 장기 저금리에 따라 전세가격은 7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주택시장을 보는 세대간의 시각도 엇갈린다. 노·장년 세대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젊은 세대는 전세가격 하락을 바라고 있다. 주택시장을 대표하는 지표는 가격과 거래량이다. 현재로선 주택가격을 한쪽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정책은 위험해 보인다. 오히려 거래량을 늘려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를 살펴보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세가 둔화되는 기간엔 거래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2013년 4분기부터 수도권 매매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매매거래량은 소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1월 주택사업환경지수 전망치도 전월 대비 오르고 있어 주택시장 기대감은 좋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매매가 상승률은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의 주택시장은 침체를 벗어나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다. 이들 국가는 주택보급률이 높아 구매수요의 잠재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구매수요 진작을 통해 빠른 속도로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모두 세제 완화와 모기지 금리 조정 등의 금융지원책을 동원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우리도 일시적인 주택가격 상승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거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의 선후에 관계없이 이 관계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이 오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거래 정상화는 영원히 이뤄질 수 없는 난제가 된다.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용인하면서 거래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 될 것이다.



 거래 정상화는 내수시장과 고용 유지 및 산업활동 활성화 등 전방위적인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거래 활성화 대책은 선진국에서 보듯 주택세제와 금융지원 확대가 답이다. 공유형 모기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영구 인하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정부는 이런 지원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생애최초구입자금과 공유형 모기지를 확대하고, 금융규제인 DTI와 LTV도 자율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세제지원 및 소득공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대기수요가 실제 주택구매로 이어져야 ‘거래량 회복’과 ‘전세시장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전세가구의 월세전환 유도도 간접적으로 거래를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세임차가구 대상의 세액공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임대사업자가 적절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여건을 성숙시켜 기업형 임대사업자를 육성해야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공공 임대주택에 적용되는 표준건축비 현실화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매매거래량이 조금씩 회복되고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는 조짐은 다행스럽다. 그간의 규제완화에 따른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여서, 당분간 매매가격의 급상승은 고민하지 않아도 될 만한 분위기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거래 회복을 위해 충분하고 건전한 기반을 구축할 적기다. 이를 외면했다간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라는 복병을 만날지 모른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유연성이 지속되고, 국회의 협조가 포개져야 주택시장의 봄을 기대할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과 전셋값 급등의 세대간 갈등을 푸는 실마리도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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