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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판교는 강남" … 송파 오금·문정동보다 더 강남스러운 곳으로 꼽혀

중앙일보 2014.01.22 00:02 강남통신 4면 지면보기
강남 아닌 강남, 바로 분당이다. 江南通新과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방식은 지리학의 심상지리(imagined geographies)를 응용한 방식이다. 심상지리란 실제 지역적 위치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어떤 공간을 특정 이미지로 상상하거나 인식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심상지리는 실제 지역 구분과 같을 수도, 또 다를 수도 있다. 예컨대 서구에서는 한국·중국·일본을 극동(極東)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시각이 반영된 지리적 표현일 뿐이다. 영국이나 스페인은 분명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에 있지만 이를 극서(極西)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근현대 지리학 주류가 북미·유럽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행정 구역상 강남 3구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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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점에 착안해 강남의 범위를 조사할 때 설문에 행정구역상 비(非) 강남 지역도 보기 항목에 넣었다. 지리상 강의 남쪽인 동작구는 물론 분당·판교도 포함했다. 조사 대상자에도 분당·판교 거주자를 넣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분당을 강남으로 생각한다는 응답, 즉 분당의 강남률이 29%나 됐다. 이는 강남3구에 속한 송파구의 삼전동(24%) ·풍납동(21%)·오금동(23%)·문정동(26%)보다 높은 수치다. 최근 개발 중인 강남구 세곡동(19%)이나 서초구 내곡동(14%)보다도 높다.



 판교 역시 강남률 21%로 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유가 뭘까. 분당은 강남과 가까운 데다 학군도 좋아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자녀 교육을 다 시키고 강남을 떠나 분당으로 이주한 경우도 많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통과 라이프스타일 등 모든 면을 고려했을 때 강남주민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살고 싶어하지 않지만 굳이 간다면 강남권 신도시인 분당 정도”라며 “같은 신도시라도 강북에 있는 일산과는 심리적 거리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재밌는 건 분당 거주자 절반(45%)이 분당을 강남으로 꼽았다는 거다. 이들은 행정구역상 강남3구인 일원동(39%)이나 수서동(34%)· 신천동(30%)·석촌동(28%)·송파동(34%)보다 분당을 더 강남으로 여기고 있었다. 판교 응답자는 이보다 더 높아, 58%가 판교를 강남이라고 답했다. 분당 주민이 꼽은 강남의 기준을 보면 이같은 결과를 금방 납득할 수 있다.



 분당 응답자는 가장 중요한 강남의 기준으로 소득 수준(49%)을 꼽았다. 비록 행정 구역상은 성남시지만 강남 이미지, 즉 강남주민과 대등한 부(富)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강남으로 생각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강남 3구에서는 분당을 강남으로 생각할까. 청담(33%)·역삼(36%)·수서(60%)·양재(38%)·가락동(38%) 등의 거주자가 분당을 강남으로 보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도곡동(13%)이나 서초동(16%) 등에서는 평균치보다 낮게 나왔다.



유성운·심영주·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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