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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다 불리한 '한·인도 CEPA' 손본다

중앙일보 2014.01.17 00:52 종합 3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인도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델리=변선구 기자]


인도를 국빈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심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인도의 영빈관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가진 회담에서 ▶보다 강화된 고위급 정무협력 추구 ▶보다 개방된 경제통상 환경 구축 ▶보다 깊은 문화적 이해 추구라는 3대 공동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해 가기로 했다.

박 대통령, 싱 총리와 정상회담
3월 서울서 관세 자유화 확대 논의
이중과세방지협상도 빨리 진행
인도 진출 한국 기업 세부담 줄어



 1973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첫 정상 방문(1996년) 이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장기적 협력 동반자 관계’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 ‘전략적 동반자 관계’(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로 격상돼 왔다. 인도는 비동맹 중립정책으로 남·북한과 등거리 정책을 표방해 왔으나 최근 한국과의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인도는 한국을 굉장히 도움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며 “ 인도가 매우 호의적이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해 나갈 ‘중장기 협력 로드맵’ 논의를 시작하고, 경제협력 경험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2010년 발효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개선 작업을 최대한 빨리 완료키로 했다. CEPA 발효 후 첫해 양국의 교역량은 40% 증가했다.



 인도 측에선 CEPA가 개선될 경우 2015년의 양국 교역액이 4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인도는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로 CEPA 협정 개선에 소극적이었으나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적극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양국은 협정 개선을 위해 올 3월 서울에서 양국 통상장관회담을 한다. 한·인도 CEPA는 일·인도 CEPA에 비해 관세 자유화율이 크게 낮아 일본 기업에 비해 우리 기업이 불리한 상황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이미 가서명된 이중과세방지협정의 조속한 발표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그동안은 인도 정부가 한국 기업을 세무조사를 할 경우에도 마땅한 조정 방안이 없어 양국에서 세금을 내야 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세제상 ‘손톱 밑 가시’가 제거 될 전망이다. 해운소득의 경우 면세액을 10%에서 100%로 확대했고, 이자·사용료 소득에 대한 세율도 15%에서 10%로 인하해 우리 투자가가 인도에서 납부하는 원천징수세액이 줄어들게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가지 경우만 해도 당장 연 140억원 정도 우리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CEPA 개선과 이중과세방지 협정이 박 대통령 세일즈 외교의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정치·안보 분야 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인도 외교장관 공동위원회의 정기적 개최 ▶국가안보실 간 정례 대화 개최 ▶국방 차관보급 전략대화 정례 개최 등에 의견을 모았다. 또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국제적 의무와 공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싱 총리에게 설명했고 싱 총리는 “역내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항공우주연구원-인도 우주연구기구 간 우주협력 이행 약정 ▶한-인도 2014∼2017년 문화교류계획서 등도 체결했다.



 ◆박 대통령, 여성 정치인과 서로 “언니”=박 대통령은 수쉬마 스와라지 하원 야당 대표와 모하마드 안사리 부통령을 접견했고 무커지 대통령과 국빈만찬을 했다. 박 대통령은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언론 발표에서 “나마스테(안녕하세요)”라며 힌디어로 인사한 후 “인류 문명의 요람이자 한국과 오랜 역사적 유대가 있는 인도를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덕담했다. 싱 총리도 “물리적 거리는 인도, 한국민 간의 소통의 장벽이 아니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대표적 여성 정치인 스와라지 대표와 한국말 ‘언니’ 호칭을 놓고 농담을 주고받았다. 생일이 12일 빠른 박 대통령이 “(제가) 언니”라고 하자 스와라지 대표가 “생큐, 언니”라고 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와라지 대표는 “주한대사로부터 대통령님에 대한 극찬을 워낙 많이 들었다”고 했다.



뉴델리=신용호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자유무역협정(FTA)처럼 시장 개방을 포함하고 있다. 무역확대에 무게를 둔 FTA에 비해 정부 간 경제협력까지 포괄하는 점에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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