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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 위주로 해야" 76% …"인권 유린 감시도 병행" 24%

중앙일보 2014.01.17 00:52 종합 4면 지면보기
북한인권법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중앙일보 조사 결과 민주당 의원들도 대다수(82명 중 68명 찬성)는 북한인권법 제정 자체엔 찬성했다. 그러나 방향은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다.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자고 한 68명 중 52명(76%)은 북한인권법이 대북지원을 통한 주민 생존권 증진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미 발의한 ‘북한인권민생법안’이 이런 내용이다.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안은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실태를 감시하고 북한인권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기엔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 83% 북한인권법 제정엔 찬성하지만 …

 초선 비례대표인 김기식 의원은 “특정 국가를 상대로 인권법을 제정하는 건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3선)도 “북한 인권이란 용어 자체가 보수 진영의 프레임”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헤매는 이유 중 하나가 프레임 싸움에서 진 것인데 북한인권법이란 말을 쓰게 되면 또다시 보수 프레임에 말려버린다”고 했다.



 다만 16명(24%)의 의원이 인권감시와 대북지원을 동시에 법안에 포괄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김성곤 의원은 “여야가 타협 가능성이 있다. 인도적 지원과 인권이 분리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도 “이제 우리 당도 북한 인권감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며 “나중에 북한과 대화를 할 때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 정권이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민주당 내 강경-온건 그룹의 입장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북한 인권 감시안과 민주당이 내세우는 대북 인도적 지원의 내용을 동시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북한인권법이 합의 처리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도 대북 인도적 지원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의 원내지도부가 그런 식의 합의안을 추진한다고 해도 민주당 안에서 강온파 사이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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