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서 서울시향에 잇단 초청장, 왜일까요

중앙일보 2014.01.17 00:27 종합 27면 지면보기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왼쪽)과 진은숙 상임작곡가는 ‘발전하는 새해’를 다짐했다. [사진 서울시향]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두 사람 얼굴에 차올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정명훈(61) 예술감독과 진은숙(53) 상임작곡가는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서울시향 체임버 연습실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 내내 “기쁘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정 감독은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며 내세웠던 ‘10년 내 세계 수준의 교향악단’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염치없이 자랑 좀 하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명훈 감독, 진은숙 상임작곡가
유쾌한 신년 기자간담회
23일 정기연주회, 말러 교향곡 10번



 “서울시향이 발전했다고 보는 나름 두 가지 지표가 있어요. 해외초청 공연과 음반 녹음입니다. 섰던 무대마다 잘했으니까 또 초대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5년 동안 음반을 6장 냈는데 말러 교향곡은 일본 NHK 심포니보다 우리가 나아요. CD제작을 거의 안 하는 음악 시장 분위기에서 서울시향처럼 장기 계약을 한 아시아 오케스트라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서울시향은 8월 19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등을 거쳐 8월 27일 영국 런던을 대표하는 여름 페스티벌 ‘BBC 프롬스(Proms)’에서 연주한다. 특히 BBC 프롬스는 아시아에서 NHK 심포니 이후 두 번째로 서울시향을 초청했다.



 지난 9일부터 서울시향과 함께 7월에 발매될 생황, 피아노, 첼로 협주곡 녹음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진은숙씨는 “이런 영광을 누린 작곡가는 없을 것”이라며 “순간순간이 감동”이라고 입을 열었다.



 “제 피아노 협주곡은 어렵기로 유명해서 사실 작곡하고 나서 몇 번 연주가 안 됐어요. 이번에 정 감독과 리허설하면서 작곡자인 저도 몰랐던 부분까지 세밀히 알게 됐어요. 정 선생님과 일한 지 10년이 가까워 오지만 같이 하면 할수록 놀랄 뿐입니다. 너무 정확하고 잘 알고 계셔서 경이로워요.”



 정 감독은 “음반을 녹음하려면 보통 때보다 훨씬 자세하고 적확하게 해야 하니까 열심히 듣게 되고, 몇 배 더 정성을 기울여 연주하니까 서울시향이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말러 교향곡 9번을 녹음할 때는 워낙 어마어마한 곡이라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단원들이 잘 따라와 줘서 점점 좋아졌고 결과적으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음반이 나왔다는 것이다.



 “단원들에게 뭘 강요하지 않아요. 그저 내 의견을 한 번 들어보고 해달라고 말합니다. 마음에 안 들면 안 해도 된다고 하지요. 제가 내세우는 규칙 하나는 있습니다. ‘매일매일 더 잘해야 한다’입니다. 앞에 했던 연주는 다 잊어버리고 다음 연주 때는 새로 시작해야 해서 힘들긴 하지만. 연주력 올리는 데 이것만큼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서울시향의 올 정기 공연 시즌 티켓이 지난해 11월 19일 오픈해 올 1월 초까지 63%가 선 판매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오는 2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은 말러의 교향곡 제10번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